조류 인플루엔자(AI) 인체감염 예방관리 대책에 대한 긴급 현안보고를 받기 위해 14일 소집된 국회 보건복지위에서는 AI 항 바이러스제 예산 확보를 놓고 정부와 복지위원간 이견이 노출됐다.
일부 복지위원들은 AI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의 비축량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예산 확보 노력을 촉구한 반면 보건복지부는 `선택의 문제'라는 입장을 피력한 것.
열린우리당 양승조(梁承晁) 의원은 "AI 항바이러스제 비축목표량은 영국의 경우
(전 인구의) 20~25%인 데 우리는 2%도 되지 않는다. 너무 부족한 게 아니냐"고 지적
한 뒤 "3천500억원이 들더라도 국민 생명을 보장하는 보험료로 생각하고 예산 확보
에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전재희(全在姬) 의원도 "2%에 불과한 타미플루 비축량이 적정하다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답변에 나선 유시민(柳時敏) 복지장관은 "타미플루 보존기간이 5년인 만큼 20%
씩은 해마다 교체해야 하고 매년 700억원의 돈이 없어진다"며 "(지적에) 동의하지만
우리가 대비할 질병은 AI 말고 여러 가지가 있다. (AI에) 700억원을 넣은 것과 해마
다 수 십 만명이 발생하는 결핵에 투입하는 것 중 고르라면 결핵에 투입하는 게 좋
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가지에 돈을 넣는 게 합리적인지 주저된다"며 "(내년에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는게) 맞는 답"이라고 말했고 이에 대해 전재희 의원은 "맞는 답이라도 국
민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황당하냐"고 꼬집었다.
유 장관은 타미플루 자체 생산에 대해서는 "시도하다 실패했다. 타미플루 재료
물질을 획득하는 문제도 있고 스위스 로슈사에서도 우리에게 라이선스를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발생한 AI의 감염경로와 관련, "바이러스를 내포한 다양한 매개체에
의해 발생하지 않았을까 한다"고 추정하고, 인체감염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 (바이러스를) 보내놓은 상태"라며 "내년 3월이면 감염 여
부를 확인할 자체 기술이 생길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전재희 의원이 "이게 전부 복지부장관 담당은 아니겠지만..."이라고 말하
자 유 장관은 "닭, 오리는 농림부장관 자식"이라고 농담 섞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김상희 기자
south@yna.co.kr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