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학원연락반' 13곳 폐지…경기지역 치안인력 대폭 강화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전국의 정보ㆍ보안 경찰 인력 210여명이 감축되는 대신 민생치안 인력이 추가로 늘어난다.
또 치안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범죄가 빈발하는 오후 8시부터 새벽 3시 사이에 경찰 근무 인력이 집중 배치되며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지구대 대신 파출소가 대거 부활된다.
김석기 경찰청 차장은 21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6개 분야의 `경찰 의식 쇄신 및 현장 치안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그는 영국, 프랑스, 일본 등 불황기에 오히려 경찰 인력을 늘린 선진국의 예를 들며 "인력을 늘리는 것이 근본 해결책이겠지만 현재로서는 쉽지 않아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심했다"고 말했다.
◇경찰 조직·인력 개편 = 경찰은 대도시 지역 대학가를 중심으로 정보 수요가 줄어든 경찰서의 정보인력 5%를 감축하는 방법으로 150여명의 정보경찰 인력을 줄여 지구대ㆍ형사 등 민생치안 분야에 투입키로 했다.
경찰은 이를 위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대학가 주변의 지구대 사무실 등에 운영되던 `학원연락반' 13곳을 없애기로 했다.
경찰은 보안 수요가 적은 농촌 지역의 정보ㆍ보안 기능을 통합 운영하는 방식으로 보안경찰 인력 60여명을 줄이기로 했다.
경찰은 또 지난 2월 내근 인력 정원 1천955명을 감축해 일선 현장에 재배치한 데 이어 경찰서의 과ㆍ계를 통합운영하는 방식으로 정원 2천214명을 지구대·수사·교통 등 현장에 재배치키로 했다.
경찰은 또 현재 경찰서별로 이뤄지는 치안종합 성과 평가를 부서별·개인별 평가로 전환하고 성과급 반영, 누적 점수에 따른 특진제 등을 실시해 열심히 일하는 경찰관에 대한 보상을 늘리기로 했다.
치안 수요가 과중하다는 지적을 받아 온 경기경찰청의 경우 신임 경찰관 우선 배치, 지역간 인사 교류 등을 통해 이미 증원된 380명을 포함해 올해 말까지 1천757명의 인력이 보강된다.
◇지구대 개편·파출소 부활 = 경찰은 112 신고 내용을 4단계로 분류해 긴급 사안에 경찰력을 우선 투입하고 농촌 지역 지구대 30∼40곳을 없애고 파출소 100∼150곳을 늘리는 등 치안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키로 했다.
경찰은 또 근무 인원이 60명을 넘는 대규모 지구대 166곳의 경우 지구대장의 직급을 경감 대신 경정으로, 순찰팀장의 직급을 경위 대신 경감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이달 중으로 근무인원이 80명을 넘는 서울 9곳, 인천 1곳 등 10개 대형 지구대에 대해 이런 직급 조정을 시범 운영키로 했다.
이는 경위 근속승진제 도입에 따라 초급 간부인 경위 계급이 늘어나면서 상당수 지구대의 경우 팀장과 팀원의 직급이 같게 되는 등 지휘 체계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또 지방경찰청에 경감급을 팀장으로 하는 지구대 외근 감독팀을 신설하는 한편 수사 전문 경찰관 선발을 20% 늘려 이를 일선 지구대에 확대 배치키로 했다.
◇현장수사 강화 = 경찰청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를 통해 초동 단계부터 경찰서, 지방경찰청, 경찰청에 동시 보고가 이뤄지도록 해 효율적 공조수사가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현재 팀당 0.22대에 불과한 외근 수사 활동 차량을 2013년까지 팀당 1대로 늘리기로 했다.
◇문제 경찰관 퇴출 = 경찰은 상담심리사를 특채해 경찰관 신규 채용을 위한 면접 과정부터 부적격자를 가려내기로 했다.
경찰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훈련생은 교육 단계에서부터 퇴출시키고 정식 임용 후에도 징계와 문책성 전출 등 방식으로 면밀히 관리하되 문제를 계속 일으키는 경찰관은 과감히 직권 면직키로 했다.
◇내부 고발제 실시 = 경찰은 사건 축소·묵살 행위를 막기 위해 내부 고발제를 실시하고 감독자에 대한 연대 문책과 형사입건을 늘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연말까지 경찰청, 지방경찰청, 경찰서, 지구대가 한꺼번에 화상회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 쌍방향 의사 전달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경찰은 또 구타·가혹행위가 발생할 경우 관련자를 형사입건하고 근무시간 총량제와 주1회 휴무제를 실시하는 등 전의경 생활관리 대책도 강화키로 했다.
◇민원서비스 개선 = 경찰은 고소·고발사건 처리 기간을 현행 60일에서 45일로 단축하고 24시간 치안민원 처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민원 서비스를 개선키로 했다.
경찰은 아울러 운전면허 필기시험 문항을 현행 50개에서 30∼40개로 줄이고 자동차 틴팅, 외국인 관광 차량 버스 전용차로 이용 등에 관한 교통규제를 줄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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