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주 프루덴셜 파이낸셜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패트리샤 과다그노씨는 얼마전 86세의 부친이 퇴원해 집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들었을때 깜짝 놀랐다.
넘어지면서 엉덩이뼈 골절상을 당해 입원 치료를 받고 회복실에서 수주간 지내
던 부친이 움직일만 하다며 아파트로 돌아가겠다는 고집을 부렸고 휠체어를 이용해
야만 하는 부친 간병을 위해 과다그노씨는 휴직해야만 하는 형편이 됐던 것.
그러나 이런 사실 통보에 프루덴셜측은 과다그노씨에 대해 부친 간병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부담하는 한편 그의 부친을 설득, 집보다는 훨씬 생활하기 편리한 보호
시설로 옮기도록 함으로써 과다그노씨가 마음놓고 일하게 했다.
푸르덴셜처럼 종업원들에게 노인들의 의료비를 지원하는 기업들이 아직은 적은
수준이지만 노령화 사회를 맞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3
일 보도했다.
노부모 공양에 따른 부담이 갈수록 커져가는 현실을 인정하고 지원해 주는 회사
들은 푸르덴셜 이외에 NBC유니버설이나 유니레버USA, 맥그로힐, 무선전화회사 버라
이즌, 도요타미국판매법인,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이 제공하는 혜택은 사정에 따라 다르지만 독신 종업원들이 기혼 종업
원의 배우자 의료비 보조 혜택과 동일한 혜택을 받도록 부모를 포함시키는 등의 방
법으로 보험혜택을 주거나 응급상황에서의 간병비, 희망하는 요양소나 치료사 무료
알선, 각종 카운슬링 제공, 유연한 근무시간 조정, 잔심부름이나 주택 개보수 등 다
양하다.
도요타 미국판매법인의 소프트웨어 담당자인 마크 솔로몬(60)씨의 경우 회사측
이 매달 정기적으로 노부모공양 직원에 대한 무료 상담시간을 개최해줘 필요한 정보
를 얻을 수 있었고 또 근무시간을 필요에 따라 조정하는 방법으로 지난해 타계한 아
버지를 제대로 공양할 수 있었다.
특히 육아 문제는 여자 종업원에 해당하는 것이 많은 반면 노부모 공양은 남녀
종업원 모두에 해당되는 것이어서 앞으로 빠른 속도로 기업들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뉴욕에 있는 NBC유니버설의 알렉산드라 맥컬리 인사담당 부회장은 "누구나 아이
를 기르지는 않지만 부모는 누구에게나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또 노인을 보살피는게 아이를 돌보는 것보다 훨씬 비용이 많이 들고
힘든 상황에서 노령화는 가속화돼 2030년에는 65세이상 노인이 현재의 2배인 7천100
만명으로 늘어나고 `슈퍼시니어(supersenior)'인 85세 이상 노인도 이때쯤이면 2배
늘어난 960만명 가량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최근 메트라이프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남자 종업원의 40%가량이 노
부모 공양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으며 노부모 공양을 위한 직원들의 결근이
나 전직 및 이직으로 인한 비용 손실이 연간 33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됐다.
결국 일부 기업들은 종업원들이 부양하는 노인에 대해 보조하는 것이 궁극적으
로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는데, 맥컬리 부회장은 "노인부양 지
원을 타기업과의 차별화, 유능한 직원 유인 및 확보의 한 방편으로 보게 됐다"고 말
했다.
육아지원 사업에다 올해부터 노인 보호사업을 확장시킨 BHFS사의 데이비드 리시
(41) 최고경영자는 "상당수 경영인들이 스스로 노인 공양의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며 최근 수개월 사이에 20개가 넘는 기업체들이 자신들과 계약했
으며 내년 1월까지 약 100개의 기업들이 노인보호 서비스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
망했다.
BHFS사의 경우 어린이와 노인 보호를 묶는 패키지 계약을 할 경우 소규모 사업
체의 경우 2만 달러부터, 수천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회사의 경우 100만 달러에 계약
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