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IBRD)이 지금부터 약 한 세대에 해당하는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경제의 향후 전망과 함께, 세계화(globalization)의 새로운 물결에 관한 장문의 분석 보고서를 13일 발표했다.
`글로벌 경제 전망: 세계화의 다음 물결 관리'라는 제하의 이 보고서는 2007∼2
008년을 포함해 2030년까지의 글로벌 경제전망에 관한 시나리오들을 내놓은 뒤, 곧
밀려올 세계화의 새 물결의 특징.성격을 설명하고, 글로벌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
해 극복해야 할 3가지 불안 요인을 거론하고 국제사회와 각국 정부의 대처 방안을
소개했다.
◇ 다음 번 세계화(next globalization) = 세계화의 새 물결은 현재 진행 중인
세계화의 심화를 말한다. 교역, 금융, IT(정보통신), 아이디어, 인력 등의 통합을
통해 각국이 세계경제와 더 한층 심도 깊게 통합되는 것이다.
따라서 새롭고 더 나은 생산성 제고 및 소득 증대 기회가 생기지만, 리스크도
뒤따를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국가간, 국가내 소득 불균형의 심화, 노동시장내 긴장의 증대, 환경 등 글로벌
공공재의 훼손 및 고갈 가능성 등이 지금부터 당장 적절한 대응을 통해 제대로 관리
하지 못할 경우 글로벌 경제성장을 저해할 그런 리스크들이다.
보고서는 다가오는 새로운 세계화 물결의 특징을 크게 3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먼저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새 무역 강국의 출현 등으로 인한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개도국의 비중 확대다.
오늘날 가장 역동적인 교역부문으로 평가되는 특히 서비스를 비롯해 글로벌 생
산 네트워크에 힘입은 생산성 제고 잠재력이 그 다음이다.
다른 하나는 테크놀러지 확산의 가속화이다. 이는 통신 비용의 하락, 통신 및
인터넷 접근성 개선, 종종 해외투자와 연관된 혁신적 형태의 비즈니스 조직들을 통
해 가능해 진다.
◇ 세계화의 향후 25년 = 이 기간에 교역, 금융, IT(정보통신), 아이디어, 인력
등의 통합, 즉 `글로벌 통합'이 지속되는 것을 넘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 결과, 소득은 늘고 빈곤은 줄지만 리스크도 발생할 것으로 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래의 향방을 가름할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인구 변화 추세
이다. 현재 약 65억인 전 세계 인구가 2030년에는 80억명으로 늘어난다. 해마다 6천
만명이 증가하며, 그 가운데 97%가 개도국에서 일어나게 된다.
유럽연합(EU)과 일본의 인구는 감소할 것이고, 다른 부국들의 인구 증가는 대부
분 이주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중국의 인구는 다른 개도국의 증가율보다 낮은
비율로 늘고, 2030년 이전에 인도의 인구가 중국을 추월하게 된다.
전 세계의 노동력은 현재 30억명 남짓에서 2030년에는 41억명으로 증가하게 된
다. 이 기간에 노동력 증가율이 인구 증가율을 훨씬 앞지르게 된다. 특히 노인 및
어린이의 경제활동인구에 대한 의존율이 떨어지면서 세계 경제의 성장에 지속적으로
활력을 제공하게 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보고서가 상정한 `중간 시나리오'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는 1980∼2005년 기간
보다 2006∼2030 기간에 주로 개도국의 경제 성장에 힙입어 더욱 급속하게 성장하
게된다. 지금 4천800 달러인 개도국의 1인당 평균소득은 2030년에 1만1천 달러로
늘어나며, 선진국의 1인당 평균소득은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오늘날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의 평균소득은 부모의 평균소득의 2배
가까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경제의 생산은 연평균 3%의 성장을 지속, 고정 시장환율 및 가격 기준으
로 2005년 35조 달러에서 2030년에 72조 달러로 증가한다. 이 기간에 개도국은 연
평균 4.2%, 선진국은 2.5%의 성장이 예상됐다. 그 경우 중국, 멕시코, 터키 등의 개도
국은 오늘날 스페인의 생활수준에 이르게 될 것으로 보고서는 추정했다.
특히 이 기간에 인구의 증가에도 불구, 전 세계적으로 빈곤층은 줄어들게 된다.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절대빈곤층은 11억명에서 5억5천만명으로 줄고,
2달러 미만의 극빈층은 8억명이 줄어 19억명으로 감소하게 된다.
다시 말해 글로벌 경제의 주변부였던 개도국들은 2030년에는 주엔진으로 그 위
상이 바뀐다. 전반적으로 글로벌 생산에서의 개도국 점유율은 현재 23%에서 31%로
늘게 되며, 구매력 측면에서는 절반을 넘어서게 될 것으로 추정됐다.
또 인구 1억명과 연간 GDP 1천억 달러 국가명단에는 현재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인도네시아, 멕시코 6개국에다가, 2030년에는 적어도 베트남, 파키스탄,
필리핀, 방글라데시, 나이지리아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 교역의 새로운 역동성에 힘입어 글로벌 통합이 더 한층 가속화되면서 GD
P 대비 교역의 비율은 증가한다. 글로벌 상품 및 서비스의 교역은 글로벌 생산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면서 지금의 3배인 27조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부가가치의 2%에 해당하는 선진국의 농업의 경우 2030년에는 극히 미미한 상태
로 줄어드는 반면, 자원 부국인 중남미와 호주들이 세계 설탕의 90%, 곡물의 50%,
우유 제품의 40%를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지역적 또는 한 국가내의 일시적 경기침체 및 분쟁 등에 의해 해당 지역이나 국
가가 영향을 받을 지라도 글로벌 경제 전반의 차원에서 볼 때 이런 내용의 `중간 시
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런 시나리오를 넘어 글로벌 경제 성장이 더욱 가속화되는 `최상의 시나리오'
도 가능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 경우 글로벌 소득은 `중간 시나리오'에 비해 45% 가량 증가하고, 하루 1달러
미만 생활자인 절대빈곤층은 현재 세계 인구의 약 20%에서 2030년에는 4% 미만
으로 떨어진다.
이 두 가지 시나리오 중 어느 것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지는 전 세계 전반
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 과연 각 국 및 국제사회가 올바른 정책들을 장기간 지속할
수 있는 지와 함께, 글로벌 통합과 더불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리스크들을 어떻
게 잘 관리해 나갈 수 있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 `글로벌 중산층'(global middle class) 출현 = 지금은 4억명 정도인 이른 바
`글로벌 중산층'이 2030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15%에 해당하는 12억명으로 늘어나
게 된다. 구매력 평가 기준으로 4인 가족이 연간 1만6천 달러∼6만8천 달러를 벌어
들이는 사람들이 이 계층에 속하는 것으로 보고서는 보았다.
이 계층은 글로벌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세계적인 생산물들을 소비하
며, 국제 수준의 더 높은 교육을 열망한다. 즉, 외국의 자동차와 많은 내구재를 구
매하거나 해외여행을 다닐 재정적 능력을 가지고 있는 계층이다.
하지만 자국내에서는 여전히 소수를 점하는 글로벌 중산층은 점차 그 숫자가 늘
어나면서 자국내 정치구조에 지금까지와는 전혀 색다르고 새로운 요구들을 제기하
게 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이들의 정치적 선호는 글로벌 시장 접근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으며, 또한 그들
은 투자 환경을 개선하는 데 핵심 요소인 정치 및 기업경영의 투명성, 계약의 확실
성, 재산권 보장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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