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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사 이상사'다채로운 사기행각'

요원 13명 연루된 정보사..'성역인가' 비판

  • 연합
  • 등록 2006.12.12 12:00:19


누구나 알 수 있는 입영 정보로 청탁인을 속인 국군정보사령부 이모(43) 상사는 다양한 유형의 범죄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군 검찰은 12일 알선수재와 변호사법 위반 등으로 구속기소된 이 상사의 범죄사
실을 자세히 공개해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정보사 요원 13명이 직.간접적으로 입영문제를 청탁한 것으로 드러나 정보
사의 `비리 불감증'이 도를 넘었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 이 상사의 범죄수법 = 군 검찰이 이 상사를 구속기소한 혐의는 크게 세 가지
로 나뉜다.


입영연기, 입영시기 및 입영부대 지정, 입대 후 편한 보직 배치 청탁과 신축건
물 준공 로비, 근무지 무단 이탈이 그것이다.


먼저 이 상사는 2003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부대 상급자와 연예인 기획사 등
으로부터 모두 24회에 걸쳐 입영연기, 입영시기 및 입영부대 지정, 입대 후 편한 보
직 배치 등의 청탁과 함께 8천780만원을 받았다.


그는 청탁인의 요구를 관철하지 못할 경우 받은 돈을 되돌려주는 수법으로 군
수사당국의 눈을 피해갔다. 받은 돈 가운데 5천600여만원을 되돌려주고 3천여만원을
챙겼다.


이 상사는 이렇게 끌어모은 돈을 강원랜드 등 카지노에 출입하면서 대부분 탕진
한 것으로 군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지난 3월부터 6월 중순까지 근무시간에 강원
랜드 카지노에 29차례 출입해 수천만원을 탕진했다는게 군 검찰의 설명이다.


이 상사에게 입영연기 및 병역면제 등을 청탁한 인물 가운데는 배우 3명, 가수
1명, 개그맨 1명이 포함돼 있으며 대학교수와 대기업 사장도 청탁인 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의 청탁은 대부분 관철되지 않았으며 병역면제를 청탁한 개그맨 A(27)씨는
현재 군 복무중이다.


군 검찰은 이들이 돈을 되돌려 받은 만큼 실정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명예훼손이 우려된다며 실명을 공개하길 거부해 눈총을 사기도 했다.


이 상사는 또 2004년 7월 서울 남산의 한 커피숍에서 고향 친구의 친구인 유모
씨로부터 '서울역 뒤편에 신축한 오피스텔의 준공허가가 나오지 않아 애로사항이 많
다. 준공허가가 나오도록 도와달라'는 부탁과 함께 경비조로 1억원을 받았다.


이 상사는 해당 구청을 상대로 한 로비를 했으나 실패했고 받은 돈을 돌려줬다
고 군 검찰은 말했다.


이 상사는 이 밖에도 평소 알고 지내던 김모씨와 말다툼을 하다가 36만원 상당
의 휴대전화를 부러뜨리는 등 2004년 2월부터 지난 7월 초까지 김씨의 휴대전화 4대
를 망가뜨리는 폭력도 행사한 것으로 밝혔다.


군 검찰 관계자는 "병무청 민원실에 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입영정보를 가지고
청탁인을 농락했다"면서 "아직도 병무 청탁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 한심스럽다"고 말
했다.


◇ 정보사의 '비리 불감증' 도를 넘어 = 이 상사가 근무하고 있는 정보사령부의
요원 13명도 이 상사에게 입영 청탁을 한 것으로 드러나 정보사의 '비리 불감증'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군 검찰에 따르면 이 상사의 상관인 B대령을 비롯한 정보사 요원 13명이 직접적
으로 청탁을 하거나 청탁인을 만나도록 주선했다는 것.


현재 군 검찰은 정보사 소속 요원들이 다수 연루된 점으로 미뤄 조직적인 비리
가 있을 것으로 보고 정보사를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상사는 지난 3월부터 6월 중순까지 '서울에서 정보수집 대상자를 만난
다'고 지휘관을 속인 뒤 강원랜드 카지노에 29차례 출입하며 수천만원을 탕진하기도
했다.


이 상사가 근무지를 수십 차례 무단 이탈했음에도 사후 확인이나 이를 알아채지
못한 정보사의 허술한 근무시스템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통상 정보요원들은 그날 접촉한 인물과 그들로부터 들은 첩보를 기록해 상관에
게 보고하는데 이런 과정을 생략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어 군 정보기관의 기강이
너무 풀린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서울 서초동에 있는 정보사는 대북정보를 주로 수집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는 이유로 '성역'으로 남아있다. 국가정보원과 국군기무사령부 등의 정보기관도 일
부 시설이 개방되는 마당에 정보사만 '접근금지구역'이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오
고 있다.


군 수사기관의 한 관계자는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라는 평범한 진리가 현실
로 나타난 꼴"이라며 "정보사가 이 기회에 환골탈태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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