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열어 "11월 통화 증가 속도가 상당히 빨랐다"며 "좀 더 느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외화예금 지급준비율 인상과 관련해 "지난달 원화예금 지급준비율 인상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 일문일답.
-- 통화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지급준비율 인상만으로 대응 가능한가.
▲ 정책당국이 운영할 수 있는 수단은 콜금리가 주가 된다. 지난달에도 강조했듯 같은 콜금리 수준이라도 그때 그때 시장에서 자금 수급이 변할 수 있다. 11월에 은행 대출 크게 늘고 통화증가 속도 빨랐는데 그런 상황이 매달 반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가계 부문에서 자금 차입 수요가 크게 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콜금리 인상 효과는 서서히 경제주체에 반영되고 지급준비율 인상도 그렇다. 11월에 대출이 많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12월 이후 통화 증가 속도에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본다. 추이를 보며 정책을 펴겠다. 물론 은행 대출이 늘어난 것도 통화 결정의 중요 요소 중 하나다. 11월 통화증가 속도가 상당히 빨랐다. 좀 더 느려졌으면 좋겠다. -
- 물가와 환율 조정이 실패한 것 아닌가.
▲ 경제의 한쪽 측면에 주목하는 사람들은 여러가지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지난 3년간 통화 정책에 대해 내년에 다시 설명회를 할 것이니 지금 평가를 내리는 것은 곤란하다. 금리는 경제 각 부분에 영향을 준다. 그때 그때 흐름에도 영향을 주지만 미래에도 영향을 준다. 물가나 환율 하나만 보고 경제 정책의 실패 여부를 논하는 것은 단선적이다.
통화 정책은 방향.폭.시기가 적정했는지 등 복잡한 문제다. 일례 로 가계부채가 수백조원 늘어난 것도 반영해야 한다. 그런 다층적인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
-- 내년 통화 정책 기조는.
▲ 내달 이후 통화정책 기조를 지금 말할 수 없다.
-- 콜금리 동결 외환시장 반영했나.
▲ 환율은 물가와 경기 등 여러가지 중요 경제 변수에 영향을 준다. 당연히 통화 정책에 반영한다. 환율 움직임이 미래의 물가, 수출입, 시장 금리, 기업 경쟁력에 미칠 영향을 당연히 고려한다. 오늘 회의 에서도 다양한 얘기가 나왔다.
-- 외화예금 지급 준비율을 인상한 목적은.
▲ 지난번 원화예금 지급 준비율 인상과 맥락은 같다. 외화 부문을 통한 여신공급 증가도 통화당국으로선 관심이 있고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원화예금 지급 준비율 조정과 발 맞춘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