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태 통일부 남북경제협력본부장은 12일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에서 합의된 대북 경공업 원자재 유상제공 계획과 관련, "북측과 품목, 수량, 단가 등에서 이견이 있어 이달 27일 첫 배를 보낼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밝혔다.
김중태 본부장은 이날 남북물류포럼이 주최한 조찬간담회에서 "이달 27일로 계획된 경공업 원자재 첫 물량을 출발시켜 남측 전문가들이 (단천지역 3개 광산에 대한) 현지 공동조사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지만 지난주 협상 과정에서도 난항이 이어져 계획대로 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조금 순연시켜서라도 보낼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은 지난 달 2~4일 제2차 경공업.지하자원 실무협의에서 이달 25일부터 12일간 검덕 아연광산, 룡양 마그네사이트광산, 대흥 마그네사이트광산 등 함남 단천지역 내 3개 광산에 대한 공동조사를 벌이고, 남측은 이달 27일 폴리에스테르 단섬유 500만t(80만 달러 상당)을 선적한 첫 배를 북측에 보내기로 합의했지만 지난달 22~23일 3차 협의에서는 대북 원자재의 세부 품목별 가격 책정을 놓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김 본부장은 "지하자원 개발은 초기자본이 많이 들고 리스크도 크지만 우리가 지목한 단천지역 광산은 경제적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연내 3개 광산에 대한 사업타당성 조사를 끝내고 내년부터 개발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경공업 원자재가 전용(轉用)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1차 가공품으로 전달하면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 북측은 `원료를 가공해서 주면 (그 업무를 하는) 공장이 쉬어야 하지 않겠느냐, 생원료를 줬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우리는 1차 가공품으로 전달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간 협의 과정의 어려움에 대해 "북측은 `질도 필요없고 양만 많이 줬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고 있어 어려움이 있고, `민족거래를 하면서 국제가격을 다 받을 수 있느냐'는 농담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경공업 원자재를 제공하고 지하자원을 받는 방안을 북측과 협의할 때 `앞으로 5년 동안은 이런 사업을 계속해야 북한 경제가 일정 정도 수준에 도달하지 않겠느냐'는 말도 있었지만 올해 끝낸다거나 5년간 계속할 것이라는 얘기가 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북한의 인프라가 노후화된 상황에서 물류비용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노다지를 캐도 오다가다 다 흘리면 없어진다. 물류 부분 문제가 해소된다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윈-윈(win-win)이 될 것인 만큼 광물을 어떤 경로로 가져올지 다각도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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