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박재범기자]
8일 부산에서 열린 한나라당 예비후보 2차 토론회의 주인공은 단연 홍준표 후보였다. 비슷비슷한 복지 정책, 추상적 담론의 나열 등으로 지루했던 이날 토론회은 홍 후보의 '활약'으로 그나마 약간의 '재미'를 얻었다.
후보간 상호 토론에서 세 번째 주자로 나선 홍 후보. 이전 질문자였던 원희룡 후보가 홍 후보를 상대로 여러 질문을 던진 덕분에 그는 답변에서 질문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며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었다.
질문에 앞서 가진 원 후보와의 공방에서 이미 홍 후보의 '말발'은 셌다. 원 후보가 "국립대 통폐합"을 주장하며 홍 후보의 "서울대 이전론"를 비판하자 이에 "원 후보는 고교 평준화를 너머 대학 평준화를 하자는 것"이라며 맞섰다.
그는 "미국이나 영국에도 일류 대학은 있는데 우리나라와 차이점은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한다는 것"이라며 "한국 사회는 높은 사람들이 군대 안하고 탈세 하는 게 문제"라고 말해 좌중의 박수를 이끌었다.
이어 질문권을 쥔 홍 후보는 그의 별명이 왜 '저격수'인가를 그대로 보여줬다. 그는 이명박 후보를 겨냥했다.
첫 질문부터 "애를 낳아보지 않은 사람은 보육을 말할 자격이 없다" "장애인은 낙태해도 된다. 등 과거 이 후보의 발언을 인용했다. 이 후보는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방청석에서는 '박수'도 터져나왔다.
그리곤 "진심하고 달리 전해진 것 아닌가"라고 물으며 한발 뺐다. 결과적으로 해명성 기회를 준 질문이지만 이 후보의 '말실수'를 교묘하게 물고 늘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차 경제분야 토론때 이 후보의 약한 고리였던 '신혼부부 아파트 제공' 공약도 다시 꺼냈다. 이날 토론 주제가 교육과 복지인 점을 감안 , '주거 복지' 정책 검증이라는 이유를 댔다.
홍 후보는 "지난번 1년에 나오는 신혼부부가 몇쌍인지 모르던데 파악했나"라며 아픈 곳을 찔렀다.
이어 신혼부부 숫자, 매년 공급되는 주택수 등을 일일이 제시하며 "노 대통령의 행정수도 이전과 같은 '무대뽀' 공약같다"고 이 후보의 공약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홍 후보는 상호토론 마지막에는 박근혜 후보로 화살을 돌려 "정수장학회 자산 1조원 된다고 하는데 의혹에서 해방되고 손 털 의향이 없나"라고 질문을 던져 박 후보를 당황케 하기도 했다.
다음은 홍준표 후보와 이명박 후보간 상호토론
홍준표 = '애를 낳아보지 않은 사람은 보육을 말할 자격이 없다'(박수) '장애인 낙태해도 된다' 는 것은 진심하고 달리 전해진 것 아닌가.
이명박 = 질문을 잘 해줬다. 해명할 기회를 줬다. (발언에) 오해가 있었다.
홍준표 = 모자보호법 14조항을 보면 장애인은 낙태할 수 있게 돼 있다. 법이 잘못된 것다. 법을 고치겠다고 약속하시는 게 오해를 막는 일이 될 것이다.
이명박 = 낙태는 원칙적으로 반대다. 한 생명은 귀하다. 어떤 형태든 모자보호법 14조를 개정해서….
홍준표 = 주거복지 문제를 묻겠다. 신혼부부가 1년에 몇쌍 탄생하는지 이제 아시는지.
이명박 = 2만 세대다.
홍준표 = 25만쌍이다. 순수한 처녀 총각 신혼부부만 1면에 25만6000쌍이 탄생한다. 집을 주려면 25만6000가구를 지어야 한다. 동탄 신도시가 10만2000가구다. 1년에 동탄 신도시 2개를 지어도 할 수 없다. (박수)
이명박 = 2만 세대라고 한 것은 월 2만 세대다. 모든 공급하는 것은 아니다. 자기집 가질 수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필요한 사람은 3만-5만 세대다.
홍준표 = 1년에 짓는 집이 46만세대다. 임대 10만세대, 조공 2만세대 빼면 34만세대 정도다. 신혼부부에게 주면 다른 영세민, 구혼부부는 어디가서 사나.(박수). 노무현 대통령의 행정수도 공약처럼 '무대뽀' 공약을 했다는 것 아닌가.(박수).
이명박 = 언뜻 들으면 근사해서 현혹할 수 있다.(박수) 주택정책, 경제정책은 말로만 해서 되는 게 아니다. 서울시장 4년동안 임대 서민주택 지어봤다. 기업 있을 때도 지어봤다. 큰 집은 시장 경제에 맡기고 임대아파트는 복지적으로 실비 공급해야 한다.(박수) 실패한 숫자를 갖고 그 숫자를 어떻게 하냐고 하면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할 수 있는 사람만 할 수 있다.
홍준표 = '무대뽀' 공약 같은데 청계천도 하셨으니까 실천하시면 국민들이 좋아할 것이다.
박재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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