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강종구기자]["높은 유동성, 중장기 물가상승압력..주가상승 매우 빨라"]
한국은행이 10개월동안 동결했던 콜금리를 다시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기상승이 향후에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과잉유동성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을 분명히 밝혔다.
특히 높은 유동성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단기적으로는 주식시장의 과열 등 자산가격 상승을 유발해 금융시장 안정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콜금리목표를 예상대로 4.50%인 현수준에서 동결했다. 그러나 경기는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고, 비록 물가안정세는 유지될 전망이지만 중소기업 대출이 급증하고 있고 금융기관의 유동성 사정도 원활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기자간담회에 나선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높은 유동성 증가세가 금통위의 과제"라며 향후 금리인상을 검토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경기에 대해 "수출이나 내수 모두 움직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때, 국내경기가 상승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며 "작년 4분기 금년 1분기 연율 4% 조금 못되는 성장을 보였는데, 2분기 들어서는 4%대로 올라섰지 않았나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금통위에서 관심갖고 보고 있는 과제중 하나가 높은 통화증가율의 지속현상"이라며 "높은 유동성 수준이 오랫동안 계속된다면 중장기적으로는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향후 금리인상에 나설 의사를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완곡하지만 가능성을 열어뒀다. 성장률도 중요하지만 금융시장 안정이나 물가 역시 중요하다고 밝힌 것.
이 총재는 "유동성 증가속도가 빠른 그런 현상이 상당기간 지속되면 미래의 경제안정을 위해서는 관심을 가져야한다"며 "통화정책시 고려하는 실물경제가 성장률만은 아니다. 물가도 포함돼있고 실물과 약간측면이 다르지만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측면도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장률 올리는데 도움이 된다 안된다만 봐서는 안된다"며 "어느쪽이 균형과 안정을 유지, 회복하는 데 더 도움이 되느냐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선택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금리인상에 다시 나설 수 있다는 태도로 바꾼 배경에는 주식시장이 과열일 가능성 여부도 포함돼 있음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이 총재는 "단기적으로는 혹시 그것(높은 유동성증가)이 자산가격쪽에 과도한 상승을 유발하지는 않는지 유의하고 있다"며 "우리 주가상승속도가 상당히 빨랐다 인식하고 있고 특히 최근 개인들 자금이 많이 주식시장에 유입되고 있다는 데는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변수든지 상승속도가 너무 빠르면 혹시 그것이 나중에 반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며 "지난 2-3개월동안 우리나라 주가상승이 상당히 빨랐기 때문에 불안요소가 있는지 없는지는 관심을 가지고 봐야하는 시기"라고 덧붙였다.
다만 금리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선택의 폭을 넓혀 놨다. 당장 다음달에 금리인상을 하기로 결정한 것은 아니라는 것.
이 총재는 "통화정책 방향이 몇달사이 반대로 갈 수는 없다"며 "매월 경제흐름을 읽어가면서 정책방향을 내리도록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경기에 대한 낙관론이 강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성장률 전망치를 즉각 상향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성장세가 한은의 당초 예상과 다르지 않고 전망대로 가고 있다는 믿음이 커진 정도라는 것.
또 물가에 대해서는 사실상 저물가 시대가 끝났음을 알렸다. 이 총재는 "과거 상승률 낮았던 시기가 05년 하반기 06년 상반기였지만 작년 하반기 이후로 들어오면서 우리 물가 상승률이 조금 높아지는 쪽으로 이미 진입했다"며 "근원소비자물가를 보면 그런 현상이 뚜렷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다만 "통화당국이 이를 잡기 위해서 강력한 정책을 써야한다 할 정도로 물가가 크게 오를거라고 생각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강종구기자 dark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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