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배성민기자][유증기업 임직원 추가부담 불가피..자사주 매입·기업인수 희망회사도]
거칠 것 없는 주가 상승이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 오르고 있는 주식을 서둘러 매도해 갖게 되는 시샘이나 조정 시점에 매수 타이밍을 잡겠다는 기다림과는 또다른 순수한 두려움이다.
대표적인 사람들은 최근 유상증자를 발표한 기업들의 임직원들이다. 사업확장을 위한 운영자금 마련 등으로 자금 조달 목적을 명확히 한 기업들은 우리사주조합 등 임직원들에게 우선적으로 주식을 배정한 후 공모절차를 진행한다.
이때 문제가 되는 것은 공모가다. 최근 주가상승으로 유상증자 발표 당시보다 최고 두배까지 주가가 상승한 기업들도 있다. 지난달 25일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동양메이저는 발행가액을 당초 5220원으로 기재했었지만 7일 주가는 1만450원으로 두배 가량 상승했다.
키움증권도 발표(지난달 25일) 당시 발행 예정가액이 4만2250원이지만 이날 주가는 7만4000원대로 껑충 뛰었다. 청약일 사흘 전에 발행가액이 확정되는 만큼 유상증가 예정가액은 당초 예상치보다 40 ~ 50% 이상의 상승이 불가피하다. 서울반도체도 당초 신주발행 발표가(5만원)보다 현 주가가 30% 가까이 상승했다. 이밖에 서희건설, 싸이더스, 굿이엠지, 진흥상호저축은행 등의 유상증자가 예정돼 있다.
유상증자가 예정된 기업의 한 임직원은 "주가가 오르고 비용 부담이 커진다고 해서 직원 입장에서 유증에 불참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대출금으로 유증에 참여하려는 이는 이자부담이 커지고 유증 후에 주가가 오를지도 의문시돼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기업들도 주가 상승이 부담스럽다. 자사주 매입을 전후해 차익실현 물량이 나와주면 예측범위 내에서 자사주를 사들일 수 있지만 주가가 상승할 경우 자사주 취득 금액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자사주 취득계획을 발표한 삼성중공업은 당시 취득 예정가격은 3만8950원이었지만 주가가 4만4900원까지 뛰었다. 엔씨소프트도 자기주식 취득 발표 당시에는 주가가 6만6500원이었지만 7만8300원까지 상승한 상태다.
이밖에 쌍용건설, 대한통운 등 매각이 예정된 기업들을 사들이려는 회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기존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이슈 외에 전반적인 시장의 주가 상승 분위기까지 겹쳐지면서 자금 조달 계획의 대폭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실제로 지난해 연말 1만7000원대이던 쌍용건설은 2만2800원까지 상승했고 대한통운도 3월 중순 8만원선을 밑돌았지만 10만원대에 진입했다.
배성민기자 bae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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