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강종구기자][2개월연속 7조원대 순증..대기업 및 가계대출은 감소]
감독당국의 자제요청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중소기업대출이 전달에 이어 7조원대의 급증세를 이어갔다. 기업 자금수요가 늘어난데다 모든 은행들이 중소기업대출에만 매달리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대출을 제외하면 은행 대출은 오히려 줄었거나 정체됐다. 전달 2조원에 육박하는 급증세를 보였던 대기업대출이 소폭 감소했고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일부 상환과 은행들의 대출채권 매각으로 1조원 이상 대폭 줄었다.
대출확대 경쟁을 위해 은행들이 양도성예금증서(CD)나 은행채 등의 발행을 확대하면서 전체 은행 수신은 증가폭이 커졌다. 그러나 예금수신은 증권사 CMA로의 단기자금 이동으로 수시입출식예금의 감소세는 지속됐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중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기업대출은 6조9000억원 가량 증가해 10조원에 육박했던 전달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됐다. 그러나 지난해 5월 3조5000억원보다는 두배 가까이 더 늘어난 규모다.
중소기업대출은 전달 7조9000억원과 비슷한 7조1000억원 늘어나 급증세가 여전했다. 2개월 연속 7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올들어서만 무려 29조3000억원이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8조6000억원에 비해 10조원 이상 확대됐고 2005년 5조8000억원보다는 5배 이상 증가규모가 커졌다.
김남영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통화금융팀 차장은 "기업의 자금수요가 증가했고 은행들이 적극적인 대출태도를 보이면서 중소기업 대출이 전달과 비슷한 규모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3000억원 가량 감소세로 전환됐다. 전달에는 1조9000억원 크게 증가했었다. 올들어 5월까지는 1조7000억원 가량 순증했다. 전년동기에는 1조원 가량 순상환됐었다.
지난해 폭증세를 보였던 은행의 사모사채 인수는 2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대출과 마찬가지로 신용보증기금 등 출연료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올들어 사실상 증가세가 멈췄다. 지난해 1~5월중 6조원 가까이 증가했었다.
은행 가계대출은 2000억원 가량 증가하는데 그쳤다. 무엇보다 전달 200억원 가량 줄었던 주택담보대출이 1조2000억원의 큰 폭 감소세를 기록했다. 일부 은행들이 대출채권을 매각한데다, 개별 주택담보대출의 일부 상환도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여타 대출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각종 기념일 영향으로 전달과 같은 1조4000억원 증가했다.
기업 자금수요가 증가하고 은행의 사모사채 인수가 끊기면서 회사채와 기업어음 발행은 순증세를 이어갔다.
회사채는 1000억원 순발행돼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순발행 규모는 전달 4000억원 수준보다 줄었다. 5월 만기도래되는 채권에 대해 3~4월 앞당겨 차환발행한 기업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기업어음은 지난달 1~20일중 3000억원 가량 증가해, 역시 전달에 이어 2개월 연속 순발행됐다. 다만 올초 대규모로 조달했던 공기업들의 발행이 주춤하면서 증가규모는 크지 않았다.
주식발행도 늘어났다. 지난달 5000억원이 늘어 올들어 1조6000억원 가량의 주식이 순발행됐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기간 2조1000억원을 약간 밑도는 수준이다.
한편 지난달 은행 수신은 전달 2조원보다 크게 늘어난 6조9000억원에 달했다. 일부 은행들이 고금리 특판을 실시한 정기예금이 전달 4조원에 이어 4조5000억원 크게 늘어났고 은행들이 대출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CD와 은행채 발행을 늘렸기 때문이다.
CD는 전달 9000억원 감소에서 3조6000억원의 급증세로 돌아섰다. 은행채 역시 2조2000억원 증가했다. 올들어 CD순발행액은 12조9000억원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 4조6000억원에 비해 2.5배 가량 증가세가 확대됐고 은행채도 지난해 16조5000억원과 비슷한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수시입출식예금 등 결제성 예금은 감소했다. 전달 7조원 이상 감소했던 수시입출식예금은 지난달에도 1조4000억원 줄었고 실세요구불예금도 1조7000억원의 감소세로 돌아섰다.
강종구기자 dark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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