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성호기자][개인들 노후자금도 펀드투자…식당서도 문의쇄도 "주식, 대세는 대세"]
주식시장의 장밋빛 전망을 단순히 외형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닌 것 같다. 최근 펀드에 가입하기 위해 증권사 영업지점을 찾는 고객들의 성향을 봐도 그렇고 일상 생활에서까지 고객상담으로 진땀을 빼는 증권맨들의 모습을 봐도 주식시장이 대세임을 엿볼 수 있다.
◇"내 마직막 자금 펀드에 가입하려구요"=지난 5일 K씨는 아들의 부축을 받으며 D증권사 PB점을 찾았다. 몸이 편치않은 K씨는 아들 집으로 들어가기 위해 얼마전 살고있던 아파트를 처분하고 1억원 가량의 자금을 손에 쥐었다.
주식에 주자도 모르는 K씨는 최근 언론매체를 통해 쏟아지는 '주식', '펀드'라는 단어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주변의 권유까지 이어지자 급기야 마지막 노후자금을 펀드에 맡기기로 했다.
물론 어떤 펀드에 가입을 해야할지는 PB점 직원으로부터 설명을 들었다. 노후를 위해 준비해 둔 자금이다보니 공격적인 주식형보다는 안정적이면서도 은행 이자 이상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섹터펀드에 가입했다.
K씨는 "주식이 뭔지, 펀드가 뭔지 잘 모른다"며 "그래도 주변에서 은행에 맡기는 것보다는 펀드에 넣어두는 것이 이자가 많다고 해 펀드가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K씨처럼 일정한 수입이 없고 노후를 위해 목돈을 마련해 둔 고객들이 은행이 아닌 증권사 영업점을 찾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주식이나 펀드에 대한 정확히 지식이 없어도 영업지점 직원으로부터 상담만 꼼꼼히 받는다면 큰 손해없이 매달 용돈벌이 정도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총각, 어떤 종목에 투자해야 돼?"=최근 여의도 증권맨들은 점심식사 하러가기가 무섭다. 오전내내 주식시장을 뚫어져라 쳐다보다 그나마 점심 한끼 먹으로 식당을 찾으면 식당 주인 및 종업원들의 주식투자 문의에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이기 때문이다.
S증권 여의도지점 직원은 "증권사들이 여의도에 밀집돼 있다보니 점심에 식당을 찾는 사람들이 대부분 증권맨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식사 중 주식시장에 대해 얘기가 오가면 어느새 자리에 와 주식투자를 문의하곤 한다"고 말했다.
M증권 여의도지점 직원도 "오랫동안 찾았던 식당이었지만 사장님이나 종업원이 한번도 주식에 대한 물어본 적이 없었는데, 요즘은 어떤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좋겠냐며 말을 걸어 온다"며 '점심시간도 일의 연장선이 돼 버렸다"고 토로했다.
일부 영업직원은 이러한 반응을 영업에 활용하기도 한다. 여의도 식당의 경우 자금 회전율이 높고, 일부 식당 주인은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말만 잘하면 주요 고객 한명을 쉽게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H증권 여의도지점 직원은 "평소 찾는 식당 주인이 상당한 재력가로 알고 있다"며 "투자에 대한 손익계산이 빠른 분들이다 보니 최근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을 때 적극적으로 상당만 한다면 충분히 고객으로 모실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성호기자 shkim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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