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진상현기자][국민-신한 방어, 우리-하나 공격, 신한 통합까지 닮은꼴]
주요 은행들이 신용카드 영업 강화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은행 영업 대전과 '판박이'인 경쟁구도가 관심을 끌고 있다.
국민은행과 신한금융이 수비, 우리, 하나은행이 공격 입장인 상황은 물론, 신한금융그룹 자회사들의 통합이 예정돼 있는 점도 똑같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우리, 하나은행이 신한은행의 통합 와중에 점유율을 급격히 늘린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 영업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국민은행, 신한금융,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빅4' 은행들의 대결 구도는 지난해 은행 영업대전을 떠올리게 한다.
우선 국민은행과 신한금융이 앞서 있고 우리, 하나은행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국민은행의 카드 시장점유율은 17.1%이고 신한금융도 계열 카드회사인 LG카드(17.3%)와 신한카드(8.8%)를 합칠 경우 점유율이 26.1%에 달한다.
반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점유율이 각각 5.6%, 3.5%로 공격적으로 외형을 확대해야 할 입장이다. 실제로 두 은행은 올들어 파격적인 혜택의 상품들을 출시하는 등 카드 영업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신한금융이 최근 자회사인 LG카드와 신한카드의 통합일을 오는 10월1일로 결정하면서 신한금융의 계열사가 통합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도 지난해 은행대전과 똑같은 상황이다.
신한금융 계열의 신한은행과 구 조흥은행은 지난해 4월1일 법인을 통합하고 10월 전산통합을 마무리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합병작업이 진행된 이 기간 중에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 자산을 급격히 늘렸다.
이에 따라 2005년 말 현재 국민은행(197조원) 신한은행(163조원, 조흥은행 포함), 우리은행(140조원), 하나은행(103조원) 순이던 자산규모는 1년만인 지난해 말에는 국민은행(212조원) 우리은행(187조원) 신한은행(177조원) 하나은행(124조원) 순으로 단숨에 2,3위가 역전됐다. 우리은행이 47조원, 하나은행이 21조원을 급격히 늘린 여파다.
은행권은 올해 카드 대전도 LG카드와 신한카드의 통합 예비 작업이 시작된 현 시점부터 전산통합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2/4분기까지를 '카드 대전'의 승패를 가를 기간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통합 작업을 진행하면서 영업도 병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어차피 거쳐야할 통합을 조기에 하기로 한 것은 고객 이탈을 최소화한다는 측면에 바람직한 전략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통합 과정에서 어느정도의 고객이탈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우리, 하나은행 등 경쟁사들은 LG카드와 신한카드의 통합시기를 점유율을 높일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LG카드와 신한카드가 합병 작업을 병행해야 하는 내년 3~4월까지를 점유율을 확대할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며 "지난해 은행 대전 때의 재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상현기자 j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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