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강종구기자][정부와 기업 유동성 증가율 2개월째 20%대]
시중 유동성 증가 속도가 지난달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부가세 납부 등 일시적인 요인이 커 아직 과잉유동성 우려를 씻어내기는 역부족이다.
특히 정부나 기업의 채권 발행 등 금융시장을 통해 제공되는 유동성이 2개월 연속 20% 이상의 높은 증가율을 지속하며 가파르게 늘며 새로운 유동성 창출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중 광의유동성(L) 동향`에 따르면 4월말 현재 L 잔액은 1888조5000억원으로 월중 12조7000억원(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달 17조5000억원(0.9%)에 비해 증가율이나 증가규모가 모두 둔화된 것이다.
이중 금융기관 유동성(Lf) 잔액이 1563조6000억원으로 전달대비 0.2%인 월중 3조5000억원 증가했다. 전달에 무려 13조3000억원, 0.9% 급증했던 것에 비해 크게 줄었다.
전년동월대비로도 증가세가 둔화됐다. 전년동월대비 L 증가율은 11.8%로 전달 12.3%에 비해 0.5%포인트 하락했다. Lf증가율도 10.8%에서 9.8%로 1%포인트 떨어졌다.
이처럼 금융기관 유동성 증가세가 꺾인 것은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에서 법인세와 부가세 납부 등을 위해 일시적으로 거액이 인출됐기 때문이다. 3월말이 휴일이 되면서 법인세 납부일이 4월로 넘어왔고 부가세 납부까지 월중 겹치면서 수시입출식 예금에서 8조2000억원이 빠졌다.
이로 인해 6개월 미만 금융상품이 환매조건부 채권을 중심으로 3조원 가량 늘고 6개월 이상 금융상품도 정기예금 특판 등으로 3조5000억원 가량 증가했지만 예금취급기관의 금융상품 전체로는 1조5000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증권사나 금융시장을 통한 유동성은 크게 늘었다. 주식시장 호조로 증권금융에 예수금이 크게 늘어나면서 예금취급기관외 금융기관 상품에는 2조6000억원 가량이 순유입됐다. 전달 6000억원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
또 국고채 상환액이 전달에 비해 크게 감소하면서 국채와 지방채 순발행규모가 전달 마이너스 1000억원에서 3조5000억원으로 전환했다. 회사채와 기업어음(CP)도 전달 1조3000억원에서 3조3000억원으로 증가세가 대폭 커졌다. 주로 기업과 공기업들의 기업어음 발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정부와 기업 등이 제공한 유동성(L-Lf)은 4월에 전년동월대비 22.6%를 기록, 전달 20.2%에 이어 2개월 연속 20%를 넘었고, 상승폭도 커졌다. 금융기관 유동성 증가세가 둔화된 반면 금융시장을 통한 유동성 증가율은 오히려 확대된 셈이다
한편 4월말 광의유동성중에서 초단기유동성(M1:현금 및 결제성상품)의 비중은 16.0%로 전달에 비해 0.6%포인트 하락했다. M1과 6개월미만 금융상품을 포함한 단기유동성 비율도 28.9%로 전달보다 0.5%포인트 떨어졌다. 이 역시 법인세와 부가세 납부 등으로 은행 등에서 수시입출식예금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강종구기자 darksky@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