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유일한기자][증권지수 99년 버블때 근접…변동성 커질 듯]
코스피지수가 1740을 다시 넘는 빅 랠리를 과시하고 있다. 조선주와 증권주가 주도주 자리를 학실하게 꿰찼다.
중국 과열 부담을 희석시키는 미증시의 랠리, 외국인과 개인 연기금의 매수, 회복세로 진입한 국내외 경기, 자동차와 IT에 대한 실적 우려 감소 등이 한꺼번에 주가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매도세력이 자취를 감추면서, 프로그램 차익매도를 제외하면 이렇다할 매도세력이 없는 상황이다. 4일 들어서는 거래마저 줄어들었다.
조선주와 증권주가 급등하는 가운데 포스코 국민은행 현대차 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동반 2% 넘는 상승세다. 주도주는 급등하고 후발주자는 지수 흐름에 부합하는 매기를 선보이고 있다. 전형적인 강세장 모습이며 쉽게 꺼질 기세가 아니다.
주식시장은 살아있는 생물이다. 그 움직임이 변화무쌍하고 사람들의 예상을 빗나간다. 1500을 넘어선 지수가 추가급등했을 당시 증권사의 투자전략가들 다수가 단기 조정에 무게를 두며 비관론으로 선회했다. 당시 한 재야의 파생시장 고수의 말이 문득 떠올랐다. "제도권에 있다보니 어쩔 수 없겠지만 시장은 과열우려를 비웃을 것이다. 아마 조정없이 1800까지 급등한 후 폭락할 수 있다. 섣불리 조정을 의식하면 10년만에 한번씩 오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예상되는 이번 폭락에서도 또 많은 투자자들이 다칠 수 있다는 점이다."
조정을 거치면서 올라야 안정감있게 오래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은 다소 순진하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탐욕과 이에따른 투기를 배제했기 때문이다. 투기로 인한 주가상승이 밸류에이션과 실적 등 정석투자 변수보다 훨씬 짧고 강하게 진행되는 반면 예측은 더 어렵다. 투기는 과열, 과열은 다시 버블로 진행되는 사례가 적지않았다.
급등하는 증권업종의 경우 지난 1일 지수 20일이동평균선과의 이격도가 24%에 근접하는 과열 양상을 보였다. 월봉을 보면 증권업종지수는 99년 버블 장세에 근접했다.(그림 참고. 동부증권 제공) 증시활황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펀더멘털 분석과 별개로 증권주 상승은 지나치게 과도하다. 조선 건설주도 대부분 밸류에이션의 영역을 넘어섰다. 애널리스트 조차 목표가를 뒤따라 올리며 증시의 PER가 상승했다는 근거를 제시할 정도다. 투기라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이를 견인한 측면이 강하다.
"아파트 중도금을 남아있는 2개월간 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내겠다"는, 그러면서 "조선주가 어떻느냐"는 문의를 받기도 했다. '아파트 중도금으로 절대 주식투자를 하지 말라"는 답을 했지만 이미 마음은 조선주 매수쪽으로 기울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부터는 투기의 영역이다. 물론 펀더멘털을 중시하고 우리증시의 장기재평가를 기대하는 투자자라면 얘기가 다를 수 있지만 보기드문 랠리를 주목하고 뒤늦게 뛰어든 투자자라면 냉정하게 생각해야한다. 언제 하우스가 문을 닫을 지 모르는 투기판에서 진정 자신이 베팅을 해서 승리할 자신이 있는지 말이다. 자신이 있다면 참여해도 된다. 투기도 증시 참여의 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과열이 식은 이후 다시 정석투자가 생기를 찾을 것을 보인다. 1740을 넘던 코스피지수는 11시를 넘자 급하게 상승폭을 줄이며 어느덧 하락반전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50포인트 정도의 조정이 (시점을 알 수는 없지만) 예상되고 이를 통해 주도주가 교체되는 과정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일한기자 only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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