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송선옥기자][주가급등 저가주 발굴 어려워… PER보다는 자산가치 주목]
"도대체 싼 종목이 없다는 것 아닙니까?"
최근 증시는 연일 상승세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지만 시황을 전망하고 종목탐방에 나서는 애널리스트들은 하소연 아닌 하소연이 심하다. 급변하는 장세에서 주가가 계속 간다고 예측하기도 혹은 이미 많이 오른만큼 조정을 준비해야 한다고 외치기도 시장분위기와는 동떨어져있기 때문이다.
특히 종목탐방에 나서는 애널리스트의 고민은 주가급등으로 눈씻고 찾아봐도 '싼'종목이 없다는 것이다.
이번 상승장세를 이끈 주역들이 증권, 건설, 중공업, 조선 등 대형주들로 이들의 밸류에이션이 제값을 찾아가며 시장이 리레이팅되고 있다는 평가다. 그렇지만 중소형주들도 이미 많이 올라 상당히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중소형주들은 성장성 등을 고려해야하기에 밸류에이션 만으로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한국증시가 그동안 저평가 진단을 받아온만큼 시장을 더 넓은 안목으로 보고 평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종합주가지수가 1000 이전이던 시기의 평가툴을 갖고 종목을 살피기보다는 1700 시대에 맞는 평가툴을 재정비해야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대표는 "한국증시는 저평가를 벗고 상승할 준비가 됐지만 오히려 시장참여자들의 마인드가 시장을 못 따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이 종목발굴을 위해 가장 널리 사용하는 투자지표는 주가수익비율(PER)다. 개념이 명확하고 계산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PER는 주가를 1주당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A주식의 PER이 10배에 거래되면 투자자는 A주식이 창출하는 이익의 10배를 지불하고 A주식을 구입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1700을 훌쩍 넘은 최근 증시에서 애널리스트들은 PER보다는 자산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부동산, 주식가격의 상승에 따라 자산가치에 대한 평가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보고서들도 이런 경향을 반영하고 있다.
오리온은 본사가 있는 용산과 자회사 롸이즈온이 운영하는 도곡동의 베니건스 건물부지의 개발계획이 확정되면 주가상승의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사조산업도 토지와 골프장, 삼성물산은 삼성SDS 등 보유주식 등이 재평가를 받기도 했다.
박정근 한국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저평가 종목의 부재로 자산가치로 주목받는 기업들이 많아졌다"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장을 보는 툴도 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선옥기자 oo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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