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권성희기자][참여정부 평가포럼, 대선공약과 언론 분야 주요 발언]
노무현 대통령은 2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참여정부 평가포럼' 월례 강연회에 초청 받아 '21세기 한국, 어디로 가야하나'를 주제로 강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부터 7시15분까지 4시간 이상 열변을 토했다. 노 대통령의 강연 중 주요 발언을 주제별로 소개한다. 이번에는 대선 공약과 언론개혁 분야다.
◆"이번 대선을 보면 개혁의 공약이 없다. 언론도 대강 넘어간다"
어느 정부의 성과를 얘기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공약이다. 공약은 그 시기의 국민의 요구를 담아 낸 것이기 때문이다.
참여정부의 공약을 보겠다. 핵심공약만 보면, 이런 말이 있었던 것 같다.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 떳떳한 국민, 당당한 나라, 이런 말을 많이 썼고, 제일 많이 썼던 것이 개혁과 통합, 이런 것이었다.
그 다음에 새로운 정치, 이것이 제일 국민들한테 먹혔던 것 같다. 여러 소리 하지 말고 정치개혁해라. 이런 것이었던 것 같다. 말하자면 독재와 권위주의의 잔재를 청산하고 정치부터 똑똑히 해라 … 이것이었다
그런데 이번 대선을 미리 보면 개혁의 공약이 없다. 정치개혁의 공약이 안 보인다. 언론도 대강 넘어가고 있는 것 같다. 공천헌금 사건이 108건이나 수사를 했는데 보도는 별로 안된 것 같다.
보도하라고 법무부 장관으로 하여금 국무회의에 보고까지 하도록 했는데 그래도 대충 보도하고 말아 버리더라. 공천헌금은 괜찮다. 지들끼리 해 먹으니까 국민은 손해 없다 이것인가. 정말 큰일 났다.
◆"국민연금 운영과 투자 분리, 한나라당이 불리하다고 반대했다"
(지금) 국민연금이 걸려있고 공무원연금 등등이 있고 방송통신 융합, 4대보험 징수 통합, 자본시장 통합, 이런 일들이 있다. 그런데 이 중에서 방통융합은 참 어려운 일이다. 언론의 힘이 너무 세다.
국민연금운용기구, 국민연금 손해가 많다. 하루 800억씩 손해가 난다고도 하고 1년에 14조씩 적자가 누적된다고 하는데 어렵다. 그런데 이중에 하나 재미있는 거는, 국민연금을 받고 전체적으로 운영하는 것하고 사업적으로 투자하는 기구를 좀 나누려고 하는데 이게 참 어렵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잘 안 해 주려고 한다.
그래서 대통령이 인상 쓰고 이렇게 해 가지고 국회로 보내놨는데 한나라당, 16대 국회다. 한나라당이 공무원연금 투자운용체계를 개선해 놓으면 주식 투자를 해 가지고 주가가 올라가면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불리하다고 그래서 뒤로 미뤄 버렸다. 일러바친다.
기자실 논란이 지금 뜨겁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겠다. 폐해가 있어서 개혁한 것이다. 1차 개혁을 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옛날의 폐해가 되살아나는 것 같아서 2차 개혁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대로 넘겨주면 다음 정부에서는 기자실이 다시 부활되고, 사무실 무단출입도 부활되고, 가판도 부활되고 자전거일보가 다시 부활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확실하게 개혁해서 정리해서 넘겨주기 위해서 제2차 브리핑 제도를 제도 개선을 한 것이다.
◆"왜 언론만 부당한 권리와 이익을 계속 주장하고 있나"
왜 유독 언론만이 부당한 이익을 계속, 부당한 권리와 부당한 이익을 계속 주장하는지, 민주화 이후에 모든 조직과 집단이 관행이란 이름으로 누리던 부당한 이익을 다 포기하고 있는데 왜 언론은 그렇게 못하나.
왜 양심이 없는 보도를 계속하고 있나. 전세계 언론 선진국에 다 기자실이 없다는 사실, 그리고 기자실이 있는 일본은 언론자유 53위이고, 미국은 51위이고, 참여정부의 언론 자유는 31위라는 사실은 왜 보도하지 않나.
어쨌든 세계언론인협회(IPI)의 성명은 사실과 다른 사실을 전제로 하고 있다. 누가 왜곡된 정보를 제공했는지 모르겠지만 유감스럽다.
온라인 브리핑과 온라인 질문답변 시스템을 이용하면 기자실보다 훨씬 편리하게 취재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기자수가 적은 언론, 경쟁력이 약한 언론에서는 훨씬 더 유리하다. 가재는 게편이라는 것도 어지간할 때 애교지, 무조건 초록이 동색으로 그렇게 하면 기자 다 함께 욕 먹는다.
대한민국의 기자의 위신을 그래도, 대한민국의 기자의 위신, 그리고 자존심을 그런 대로 유지하게 해 준 것은 유신시절, 해직기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듯이 지금 이 시기에도 기자실 폐지를 당당하게 주장하는 언론이 있어야 뒷날 우리나라의 언론인 전체가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
◆"한나라당 하는 짓, 추파인가, 영합인가, 굴복인가, 작당인가"
저는 언론의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있다. 정치인들이야 언론의 밥 아닌가. 딱 볼펜 들고, 볼펜 들고, 딱 카메라 들이 대고 묻는데 어쩌겠나.
그러나 국정홍보처 폐지, 기자실 부활을 대통령 공약으로 들고 나오는 사람들은 너무 심하다. 이렇게 하는 것을 어떻게 불러야 하나. 추파라고 부를까요, 영합이라고 부를까요. 굴복입니까. 뭐요? 영합? 추파? 굴복? 작당? 무식하면 참 용감하구나 싶습니다. 참 어이가 없고 한심합니다. 모르면 용감하다. 이런 말이 있기는 있다.
뭘 좀 알고 말하자. 엉터리 기사만 따라 읽지 말고 다른 나라 사례들도 좀 알아보고 공부도 좀 하고 진정한 의미에서의 민주주의 미래, 그리고 우리나라의 미래도 생각하고 그렇게 말하자.
언론탄압도 나쁜 일이지만 언론의 눈치도 보고 영합하는 것도 나쁜 일이다. 언론에 영합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과연 진심인가. 그렇게 하면 정권 잡나. 그렇게 정권을 잡아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
지금 세계는 여론의 눈치 살피고 언론의 눈치 살피느라고 할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그런 정권, 언론 권력에 영합해서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는 그런 정권으로 이 치열한 국가간의 경쟁을 감당할 수 있는 그런 어리숙한 시대가 아니다.
우리 국민들은 그런 정부를 원하지 않습니다. 영합도 정도가 있다. 국정홍보처 폐지까지 들고 나오는 것은 정말 너무 지나치다. 국정홍보처가 불법이라도 했나. 설사 불법을 했다 치더라도 국가기관을 폐지하는 일은 아니다.
차떼기하고 공천헌금한 정당도 문을 닫지는 않았다. 마음에 안 든다고 국가기관을 폐지하자고 하는 사람들 보면 참 무책임한 사람들이다.
권성희기자 sh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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