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진형기자][1년여 장고 끝에 차세대 투자로 확정]
LG필립스LCD가 결국 5.5세대 투자를 철회하고 8세대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1년여의 장고 끝에 내린 결정이다. 당장의 수익성 개선보다는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를 선택한 것이다.
◆LPL, 1년여의 장고 끝냈다= LPL은 그동안 P8라인에서 5.5세대 패널을 생산할지 8세대 패널을 생산할지 고민해 왔다. 5.5세대는 와이드 모니터용 패널을, 8세대는 50인치대의 TV용 패널을 생산하게 된다.
LPL이 P8 라인 투자를 결정한 것은 지난 2005년 10월말. LPL은 당시 이사회를 열어 P8라인 공장 건설을 위해 5040억원을 투자키로 결정했다. 또 다음해 1월에는 클린룸 및 유틸리티에 45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시장에서는 LPL이 이미 7세대 라인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8세대 투자로 여겨왔다.
하지만 LPL은 지난해 7월 5500억원의 5.5세대에 설비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P8라인에서 8세대 패널이 아닌 5.5세대 패널을 생산하겠다는 것. 이에 따라 LPL은 장비업체들에게 5.5세대용 장비 발주의향서를 보냈지만 이마저도 집행을 보류시켰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LPL이 5.5세대 투자를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5.5세대에서 생산할 예정인 와이드 모니터용 패널 가격이 최근 상승하고 있어 적자 탈출에 주력하고 있는 LPL에게는 당장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권영수 사장도 그동안 8세대 투자가 급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권 사장은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50인치대 시장은 PDP TV가 주도하고 있어 PDP와의 일전을 치뤄야 하는데다 유리기판 가격도 비싸 초기 시장 진입 비용이 크다"며 시장이 정리된 이후 진입해도 늦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5.5세대 투자 철회 왜? = 하지만 결과는 5.5세대 투자 철회로 나타났다. 급하지 않다던 8세대 이후 투자에 나서겠다는 것. 당장의 수익성 개선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는 판단이다.
권 사장도 이번 결정에 대해 "5.5세대 투자는 일정 기간 수익성에 일부 기여할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모든 역량을 차세대 투자에 집중해 대형 TV 분야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미 경쟁사들이 8세대 이후 투자에 나선 상황에서 투자를 늦출 경우 대형 TV 패널 시장에서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미 8세대 투자를 마치고 오는 8월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한다. 12월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8세대에서 생산된 패널을 장착한 50인치대 LCD TV가 시중에서 판매되기 시작한다. 샤프는 최근 10세대 투자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모니터용 패널의 생산은 기존 생산라인의 효율성을 끌어올려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LPL은 지난 3월부터 맥스캐파팀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기존 공장 설비의활용을 끌어올려 생산능력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권 사장은 "최근 생산성 극대화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아직도 개선의 여지가 크게 있다는 판단이 섰다"고 밝혔다.
김진형기자 j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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