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홍기삼기자기자][베일벗은 여주프리미엄아울렛...일부 “싸지 않다”는 의견]
31일 오전 8시43분 서울 충무로 신세계 본사에서 기자단을 태우고 떠난 버스는 올림픽도로와 제2중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를 통해 오전 9시55분 여주IC에 도착했다. 여주IC에서 아울렛까지 걸린 시간은 5분. 평일 오전 서울 도심에서 출발할 경우 여주프리미엄아울렛까지 통상 1시간20분 정도가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울렛 주차장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구찌, 아디다스, 나이키 등 명품브랜드의 로고가 선명히 박힌 적갈색 점토느낌이 묻어나는 벽체였다. 미국 중서부지역의 콘셉트를 따 만들었다는 프리미엄아울렛은 테마파크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설날과 추석 당일만 휴무하고 연중 문을 여는 여주프리미엄아울렛은 이미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된 유통업태다. 이번에 국내 최초로 오픈된 여주아울렛 국내외 유명 브랜드 120개가 입점돼 있다. 브랜드 자체 정책상 아울렛에 제품을 내놓지 않는 루이비통, 에르메스, 샤넬 등 3개 브랜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이월 명품이 입점돼 있다고 보면 된다.
실제 이날 아울렛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의 가격을 확인해 본 결과, 백화점에서 17만원하는 ‘제냐’ 넥타이는 8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50만8000원짜리 페라가모 여성용 구두는 30만4800원에 팔리고 있었다. 이처럼 국내 백화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가격의 25%~65%를 할인해 주기 때문에 오픈 전부터 국내 명품 마니아들로 큰 관심을 받았다.
이같은 예측은 현실로 그대로 나타났다. 공식 오픈일을 하루 앞두고 프리오픈 행사를 진행한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구찌(Gucci) 매장은 고객들이 한꺼번에 밀려들어 문 앞에서 입장객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날 구찌 매장의 모든 직원들은 오후 늦게까지 점심을 들지 못했다. 페라가모 매장도 오후부터 입장하는 고객 수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이날 신세계첼시는 VIP고객 5000명을 초대했다. 오후 12시를 전후해 주차장에서 빈자리를 찾기가 힘들 정도로 고객들이 밀려들었다.
구찌의 이종규 상무는 “2006년 가을겨울 브랜드를 45% 정도 세일하고 있다”며 “오늘 내방객만 이미 1000명을 넘어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무는 “아울렛을 위해서만 따로 제품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재고가 소진될 가능성에 대비해 대책을 세워야 할 판”이라고 덧붙였다.
이태리 청바지브랜드인 디젤(DIESEL) 매장의 김하나주임은 “오늘 매출 목표를 1000만원으로 잡았는데, 벌써 500만원이 넘었다”고 말했다. 디젤은 이월 청바지를 50%~65%까지 할인판매하고 있었다. 디젤 매장의 한 남성 고객은 “미국 아울렛보다 가격이 싼 것 같다”며 청바지를 골랐다.
프리세일 첫 날이라 그런지 고객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서울 청담동에서 온 김모(여, 47)씨는 “백화점 명품세일기간에 30% 정도 할인해 주는 데 여기서는 40%에 불과한 것 같다”며 “기대한 것보다는 비싸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용인시 수지에서 온 황모(여, 29)씨는 “VIP초대권을 통해 와서 랄프로렌 티셔츠 하나를 구입했다”며 “미국 뉴욕의 우드버리아울렛의 가격보다는 비싼 것 같다”고 밝혔다. “백화점보다는 확실히 싸지만 거리가 좀 멀다는 느낌”이라며 “계절 바뀔 때 마다 한번씩 올 생각”이라고 황씨는 덧붙였다.
정모(서울 목동, 여, 57)씨는 “구찌 매장에서 여름 샌들을 하나 구입했다”며 “백화점의 명품 세일 때보다 6~7만원 정도 저렴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황씨는 “일본 고템바 프리미엄아울렛을 가 봤는데, 거기보다 시설이 훨씬 고급스러워 마음에 든다”고 강조했다.
다소 아쉬운 점도 있었다. 한정적인 고객을 초대한 프리세일 첫 날임에도 불구하고 식당가는 몇 십 분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식당시설이 부족해 보였다. 회전스시인 ‘사까나야’는 아예 고객을 돌려보내고 있었다. 따가운 여름 햇볕이나 겨울 찬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고객편의시설이 밀려드는 고객 모두를 감당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심각한 교통체증 우려도 여주아울렛의 현안이다. 여주군에서 여주IC에서 아울렛에 이르는 왕복4차선 도로를 신설했지만, 연간 600만 명의 고객들이 편안하게 오고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LG텔레콤이 서비스하는 휴대전화는 SK텔레콤과 KTF와는 달리 아예 불통돼 일부 고객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신세계 박주성 상무는 “프랑스대사관 상무관이 직접 방문해서 자국 브랜드를 더 들여올 수 없느냐고 할 정도로 여주아울렛이 국내외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며 “명품 아울렛 시장이 장기적으로 연간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신세계첼시는 여주프리미엄아울렛을 통해 연간 1500억원에서 2000억원의 총매출을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세계첼시는 장기적으로 국내에 이같은 프리미엄아울렛을 5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홍기삼기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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