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유림기자]세계 최대 정유 기업인 엑슨모빌이 온난화 방지를 위한 연구 기금 마련과 대체에너지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엑슨모빌은 30일(현지시간) 달라스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온난화 방지를 위한 결의안을 주요 안건으로 상정해 표결에 부쳤지만 찬성 31%로 부결시켰다.
렉스 틸러슨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엑슨모빌이 공공의 적이 되는 일은 없을 테니 안심하라"고 말문을 연뒤 "지구 온난화가 어떻게 진행될지 우리가 아는 것도 많지만 모르는 것 역시 많다"며 자체 온난화 연구를 위해 돈을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틸러슨은 "온난화 문제에 대한 연구가 전세계적으로 활발하지만 최상의 연구에 의해 결정돼야 할 문제"라며 "쓸모 없는 연구(junk science)에 펀딩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주주들은 그러나 경쟁사인 코노코필립스와 BP, 로얄더치셀 등이 온난화 문제 연구와 대체에너지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면서 이사회를 성토했다.
주요 주주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캘퍼스) 관계자는 "정유 산업이 사양화될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대체에너지 연구에 투자해야 하며 이를 통해 기업 가치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사내홍보위원회 의장인 마이클 보스킨을 경질하는 안건 역시 부결됐다. 보스킨은 엑슨모빌의 반환경 정책을 주도하는 인물로 지목돼 왔다. 주주들은 그러나 작년 엑슨모빌의 주가 상승 등에 보스킨이 기여한 공로가 크다는 이유로 유임을 지지했다.
이 밖에 최고경영자 등 주요 임원의 연봉 상한을 50만달러로 제한하는 안건과 에탄올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안건도 각각 8% 미만의 찬성을 얻어 부결됐다.
김유림기자 ky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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