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진상현기자][OTA기술 특허료 지불 이견..다수 카드사 '휴대폰 속 신용카드' 도입 지연]
금융권과 이동통신 업계가 3세대(3G) 이동통신에서 제공될 금융 부가서비스의 주도권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특허료 문제가 새로운 이슈로 떠올랐다.
서비스 제공에 필수적인 기술에 대한 특허를 보유한 기업이 특허료를 요구하면서 이 비용의 처리 방향을 놓고 이견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LG카드와 제휴를 맺고 세계 최초로 3세대 이동통신 휴대폰의 범용가입자인증모듈(USIM)칩에 무선으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는 서비스를 이날부터 제공한다.
하지만 LG카드를 제외한 다른 카드사들은 당초 일정보다 서비스 개시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이 서비스 제공에 필수적인 무선후발급(OTA, Over The Air) 기술을 지닌 하렉스인포텍이 무선발급 1건당 1000원의 특허료를 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OTA는 무선으로 카드결제 정보 등을 전송하고 이를 관리하는 기술로 하렉스인포텍이 관련 기술과 비즈니스모델 30여개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가 이 회사 지분 51%를 갖고 있다.
하렉스인포텍은 특허료 건당 1000원에 대해 카드업계가 난색을 표하자 자신들이 직접 이통사와 카드사 사이에서 결제 정보 등을 전송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특허료가 아닌 수수료 명목으로 비용을 받는 방식도 제안하고 있다.
하렉스인포텍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직접 개발을 하고 특허료를 지불할 경우 개발비가 별도로 들어가지만 서비스를 우리가 맡고 수수료만 받을 경우 개발비 만큼이 절약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드업계는 특허료든 수수료 형태이든 가격 자체가 너무 비싸다는 반응이다.
A카드사 관계자는 "신용카드도 종류에 따라 저가의 경우 발급 원가가 1000원 밖에 들지 않는다"며 "또 휴대폰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이 전체의 10% 선에 불과해 실제로는 플라스틱 카드 발급도 병행돼야 하는 만큼 비용이 크게 절약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서비스로 카드사 뿐 아니라 이동통신사도 혜택을 보는데 카드사가 일방적으로 특허 비용을 부담하는 것도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하렉스인포텍이 직접 전송 관리 업무를 맡는 경우에는 금융정보 보안 문제 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B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 스스로의 전산개발 없이 하렉스인포텍이 허브 역할을 하게 되면 시스템 독점에 따른 사회문제화 가능성과 고객 정보 보안 문제 등이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비스를 시작한 LG카드는 이 문제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를 봤다는 설명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에서는 LG카드가 이미 전산 개발을 끝내 부득이하게 합의를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LG카드 관계자는 "이 문제에 대해 합의를 한 것은 맞지만 아직 서류정리 등이 남아있어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OTA 기술은 3G 신용카드 서비스 뿐 아니라 앞으로 도입될 3G 모바일뱅킹 서비스 등에도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 이번 특허료 논란은 3G 금융 부가서비스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진상현기자 j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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