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유림기자]중국 정부의 증권거래세 인상 조치가 30일 중국 증시 급락을 불러왔다. 이날 아시아 증시도 중국 악재로 코스피를 제외하고 일제히 하락했다.
지준율과 금리인상, 위안화 변동폭 확대 조치에도 아랑곳 않던 증시가 예상치 못한 돌발 악재에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상하이와 선전증시의 주요 A종목을 지수화한 CSI 300지수는 6.8% 급락 마감했다.
중국 거래세 인상 조치가 단기 악재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에 미칠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특히 지난 2월 28일 중국 상하이지수가 8.84% 하락해 10년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하자 아시아 증시는 물론 미국과 유럽, 남미 증시가 연쇄적으로 하락했던 악몽을 떠올리면 더욱 걱정스럽다.
전일 뉴욕증시는 M&A 순풍을 타고 급등하다가 중국의 인지세 인상 소식 후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몰려 상승폭이 제한됐다. 특히 뉴욕증시에서 거래되는 중국생명과 페트로차이나, 차이나텔레콤 등 대표 기업들이 일제히 하락하며 약세를 면치 못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 16년 역사에서 인지세 인상 이후 수주 동안 증시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며 이번 조치 역시 증시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2월 사태 같은 글로벌 증시 동반 조정에 무게를 싣고 있지는 않다.
당시 중국 주식 시장 폭락 후 미국과 유럽 증시가 동반 하락하긴 했지만 당시에는 미국의 경기둔화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우려,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등의 악재가 모두 겹친 탓이 컸다. 여기에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올해 연말까지 미국 경기 후퇴 가능성을 3분의 1이라고 언급해 심리적 불안감을 부추겼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그린스펀의 예측대로 중국 증시가 급격한 조정을 겪더라도 전세계 경제에는 별다른 악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버드대학교 교수인 케네스 로고프는 "중국 증시는 실물 경제와 큰 연관성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UBS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조나단 앤더슨은 "중국의 제한적인 주식 소유 방침은 주식 시장이 슬럼프를 나타내더라도 지출과 전반적인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탠더드&푸어스의 주식 투자전략가인 알렉 영은 "중국 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지속한다면, 중국 주식 시장의 하락이 전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중국 증시 수준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지만, 중국 경제성장률이 올해와 내년에도 10%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5월 FOMC 의사록 공개
이날 중국 증시를 중심으로 아시아 증시가 약세로 마감해 부정적 지표는 투자 심리를 더 크게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
최근 들어 미 경제지표가 예상 보다 호조를 보여 금리 인하 기대감이 더욱 낮아진 가운데 이날 오후 2시(한국시간 31일 새벽 3시) 5월 FOMC 의사록이 공개된다.
연은 총재들이 지난 회의에서도 긴축 중점 스탠스를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확인되면 중국 악재와 더불어 증시에 부담을 줄 전망이다.
◇ 세계 증시 동향
중국의 인지세 인상 조치를 악재로 받아들이면서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는 전일대비 84.30엔(0.5%) 떨어진 1만7588.26으로, 토픽스지수는 4.15포인트(0.2%) 밀린 1733.75로 거래를 마쳤다. 대만가권지수도 34.15포인트(0.4%) 내린 8147.34를 기록했다.
진앙지인 중국 증시는 급락세로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281.83포인트(6.5%) 하락한 4053.09로, 선전종합지수는 92.99포인트(7.19%) 내린 1199.45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지수선물도 비교적 큰폭 하락중이다. 동부시간 오전 3시26분 현재 S&P500지수선물은 전일 대비 5.9포인트, 나스닥100지수선물은 8.25포인트 하락했다.
김유림기자 ky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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