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희정기자][한국적 서비스로 승부 ..."한국 실정법도 적극 따를 것"]

세계적인 검색업체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 한국 인터넷 서비스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공략에 나섰음을 선언했다.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은 30일 '2007 서울 디지털 포럼'에서 "그동안 구글의 한국 서비스가 정보를 번역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이제부터는 한국 유저들의 니즈를 반영해 서비스할 단계에 와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한국에서 구글의 행보가 예선전이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본선전을 펼칠 준비를 갖췄다는 설명이다. 구글은 세계적인 명성에 비해 한국 검색시장에서는 점유율 5%도 안되는 저조한 성적을 보여왔다.

그는 "한국에 R&D센터 설립을 계기로 한국 유저들의 니즈를 파악해, 이를 실제로 서비스할 수 있는 역량을 이제는 갖췄다고 본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 첫 단추로 이날 슈미트 회장은 한국 사용자들의 니즈를 적극 반영한 구글코리아 웹사이트의 새로운 유저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를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

그가 공개한 구글코리아 메인페이지는 G메일, 토크, 캘린더, 노트, 툴바, 데스크톱, 피카사 등 주요 서비스를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는 신규 아이콘들이 추가됐다. 이번 UI변경은 지난해 10월 설립된 구글코리아 R&D팀이 미국 본사팀과 공동 개발한 것이다.

한국의 IT산업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슈미트 회장은 "한국은 초고속인터넷과 브로드밴드(등 IT인프라)에서 앞서 있는 나라"라고 평가하고 "인터넷을 비즈니스에 본격 도입하고 활용을 극대화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소견을 피력했다.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구글의 국내 포털과의 자본제휴설(設)과 관련해서 슈미트 회장은 "구글은 경쟁사에 (M&A)초점을 두지 않는다"며 사실상 부인했다.

경쟁사 인수보다는 광고 등 다른 영역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회사에 더욱 높은 가치를 두고 있다는 것. 이를 반증 하듯 美 온라인광고회사 '더블클릭' 인수를 연내에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더블클릭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현재 구글의 더블클릭 인수건은 최근 미 연방 당국의 반독점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현재 이 외에 다른 인수건도 진행 중이지만,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최근에 논란이 이어진 구글의 '음란물 검색노출' 사안과 관련, 슈미트 회장은 "인터넷은 예기치 못한 변수가 많이 발생하며, 음란물도 그 중 하나"라며 "구글은 당연히 한국의 법을 따를 것이며, 다른 한국내 기업들과 행보를 같이 해 나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슈미트 회장은 "구글이 한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한국이 IT 강국이고 새로운 기술의 실험장이 되고 있다"며 "한국 시장에 대한 공략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슈미트 회장은 신개념 지도검색 서비스인 '맵스 스트리트'도 전격 공개했다. 지도의 특정 위치를 클릭하면 해당 지역의 도로망과 주차공간까지 360도 입체 사진으로 검색할 수 있다. 기존 구글 어스가 위성 사진을 통해 제공한 지도 검색 서비스가 3차원 입체 서비스로 진화한 것. 맵스 스트리트는 이날 미국 현지에서 공식 런칭됐다. 한국에서의 서비스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김희정기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