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이학렬기자][[내년 주가 2000시대]②주가 1000→2000, 선진시장 도약]
1989년 3월31일 코스피지수는 사상처음으로 1000을 찍었다. 그러나 최초의 1000시대는 '4일 천하'로 끝났다. 1994년 9월 코스피지수는 다시 1000을 넘었다. 이후 한국증시는 1000을 목표로 등락을 거듭했다.
그러나 2005년 6월30일이후 한국증시는 달라졌다. 2005년 6월29일이후로 코스피지수는 2년간 한번도 1000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이제 지수는 2000을 향해 가고 있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이 내년에 2000지수를 바라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수 1000시대와 2000시대에서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2000시대는 선진국 시장으로의 도약을 의미한다. 선진국 시장은 장기투자와 간접투자가 주를 이루는 시장이다. 한국증시는 어느정도 선진국증시에 진입하기도 했다. MSCI 기준상 한국은 상위 12위의 증시이고 시가총액은 1조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김석중 굿모닝신한증권 부사장은 "2000시대는 선진화된 시장으로 도약한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전통산업 대표 종목이 재평가가 이뤄지고 주식투자 문화가 개선된 것이 1000시대와의 차이점이라는 분석이다.
박상욱 서울증권 부장은 "1000시대가 자본화의 달성 및 자본시장 개방으로 표현되는 국제화의 시작이라면 2000시대는 해외진출을 통한 국제화의 달성에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투기가 없어지고 진정한 의미의 투자의 시대도 2000시대의 특징이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000시대의 투자가 주식에만 의존하는 단조로운 투자였다면 2000시대에서는 파생상품이 더해진 다양한 금융상품이 소개될 것"이라며 "주식투자가 위험관리가 가능한 진정한 투자수단으로 정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000시대가 모멘텀 투자의 시대라면 2000시대는 가치투자의 시대"라고 지적했다.
2000시대에서는 주식이 부를 늘리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신성호 동부증권 상무는 "주식투자가 저축수단으로 자리를 잡아 증권투자가 국민 생활의 일부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1986년 1월을 100으로 했을 때 지난해말 주가지수는 892인 반면 강남 아파트지수는 532으로 나타났다. 주식이 강남아파트보다 부를 늘리는 효과가 더 큰 셈이다.
그러나 2000시대에 도달하기 이전에 넘어할 산도 많다. 우선 글로벌 경기 연착륙이다. 미국경제의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으나 일시적 경착륙 우려는 상존하고 있다. 특히 미국 서브프라임 문제는 언제 불거질 지 모르는 요소다. 최근에 미국 내 신용카드 연체율이 증가한 것도 서브프라임 연체율이 높아질 수 있는 근거가 되고 있다.
원화 강세는 수출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주가 2000시대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수출주도주들의 주가 약세가 원화강세로 인한 경쟁력 약화, 수익성 약화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원화 강세가 지속된다면 기업들은 수익개선을 위해 체질개선이 불가피하다.
60달러가 넘는 유가 등 오르기만 하는 원자재가격도 넘어야 할 산 중의 하나. 일부 기업에게는 수혜가 예상되지만 원자재를 수입, 가공해 수출할 수 밖에 없는 국내 기업들의 특징과 원자재 가격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중국증시의 과열 해소도 필요하다. 최근들어 한국증시가 중국 증시와 동조화가 강화돼 중국증시의 꺾임은 아시아 증시의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상무는 "미국 서브프라임 문제, 중국 긴축의 강도, 테러 등 지정학적 요인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 서브프라임 문제의 확산 등은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우리경제와 증시가 장기 성장세에 진입한 만큼 난관을 극복하는 체력 역시 튼튼해졌다고 지적했다. 일시적인 출렁거림은 있겠지만 큰 흐름은 변하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이학렬기자 toot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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