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여한구기자][주식시장 영향력 증대·환손실 우려해 환헤지 정책 신설]
29일 공개된 국민연금기금 중기(2008~2012년) 자산운용 배분안은 국내외 주식투자 확대와 대체투자 확대로 요약된다.
2012년에는 전체 주식투자는 30% 이상(국내 20% 이상·해외 10% 이상)으로 늘어난다. 2012년말 예상 기금적립액이 398조원에 달하는 만큼 120조원 이상이 주식에 투자되는 것이다.
이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 70조원 이상이 투입된다. 지난해 국내주식 투자액이 21조900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부문별 투자비율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자산별 신규매수금액은 시장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에 국민연금기금의 영향력이 대폭 확대되면서 국민연금이 기업들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연기금 사회주의'에 대한 우려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민수 복지부 연금재정팀장은 "성장초기 단계에서 고수익을 올려 연금재정을 안정화시키려는 목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투자액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팀장은 "의결권 행사의 영향력도 늘어나게 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주주가치가 증대될 수 있는지를 원칙으로 삼아 의결권 행사를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외국계 회사가 국내 주요기업에 M&A를 시도했을 경우 무조건 '백기사'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부동산과 사회간접자본 등 대체투자 규모도 지난해 1.1%에서 10% 미만까지 최대 9배가 확대된다. 2012년 투자규모는 30조원대로 늘어나게 된다. 정부가 추진하는 반값아파트 등 복지분야 투자는 국고채권 수익률 이상이 되도록 정해졌다.
해외투자가 확대되는데 따른 환헤지 정책을 신규로 도입한 것도 특징이다. 해외채권은 100% 헤지, 해외주식은 50% 헤지를 원칙으로 정했으며 향후 별도 관리부서도 신설키로 했다.
박 팀장은 "주식은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완전헤지가 수익률 측면에서 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 이렇게 정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기금 성과측정에 국제성과평가기준(GIPS)를 도입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 제도가 정착되면 높은 성과를 보인 자산을 선택적으로 공시하는 것을 방지하고, 통익될 수익률 계산방법과 공시방법이 적용됨으로써 운용사간 비교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복지부는 현재 외국계 자산운용사는 대부분 GIPS를 도입했으나 국내 운용사는 도입이 전무한 실정에서 '역차별' 가능성을 우려해 2년간 경과규정을 두기로 했다.
박 팀장은 "앞으로 파생상품도 위험헤지 목적이 아닌 포트폴리오 활용 목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는 것도 검토 중"이라며 "M&A 시장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한구기자 han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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