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유일한, 오상연기자][증시전문가 설문조사<1>리서치센터장 14명중 8명이 낙관론]
"1년 안에 코스피지수 2000시대가 열릴 것이다."
주식시장이 연일 사상최고가 랠리를 펴며 급기야 ‘금강산 주가’ 시대를 활짝 연 가운데 내년 상반기에는 꿈의 2000시대가 가능하다는 조사가 나왔다.
창간 6주년을 맞은 머니투데이가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 센터장 1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2008년에 2000시대를 맞는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14명중 8명이 2008년을 지목했고 이중 6명은 상반기 안에 20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체 응답자의 50%가 2008년 안에 2000시대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편 것.
이들은 1년 안에 지수가 20% 넘게 급등할 것이기 때문에 국내외 증시가 최근 단기 급등했다는 이유 때문에 주식을 팔면 더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은행 상품 투자를 통한 기대수익(이자)이나 부동산 투자에서 기대되는 수익에 비해 주식 투자 수익률이 월등하게 높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강성모 한국투자증권 상무는 “주가의 부침이 있겠지만 우량주는 절대 팔지 말고 보유하며 가계자산을 부동산이나 예금에 집중한 가계의 경우 서둘러 주식형펀드 등을 통해 주식 비중을 늘려야한다”고 조언했다.
4명은 2009년, 나머지 2명은 2008년에서 2009년 사이를 거론했다.
2009년에는 3000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강한 낙관론을 주장한 신성호 동부증권 상무는 "주가상승의 가장 큰 원동력은 금리가 올라도 저축 수단으로는 매력적이지 않다는 절대 저금리와 기업이익의 상승"이라며 "2010년까지 세계 경기가 호황으로 1983년에서 1999년까지 보여준 세계증시 랠리가 재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계적으로 절대적인 저금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기업이익과 경기가 동반 호전되는 최고의 여건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영익 대한투자증권 부사장은 "세계 경제는 장기 확장 국면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계속하는 가운데 개인의 가처분 소득이 증가하면서 세계 증시가 동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용원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글로벌 경제의 확장국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주식의 대체 수단인 채권 기대수익률은 매우 낮다"며 장기적인 강세장이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흥 시장 부상+내수 회복=변동성 감소
글로벌 경기축과 글로벌 성장동력의 다변화도 요인으로 지목됐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경기의 축이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지역으로 이동하며 아시아 지역의 경기 선순환 구조가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EU와 일본 등으로도 성장동력이 분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지역들은 지리적으로 한반도와 가깝고 수출중심의 산업구조를 지닌 우리경제의 안정적인 성장 모멘텀을 강화시킬 전망이다.
5% 안팎의 안정성장이 지속되면 이로 인해 증시의 변동성이 떨어지면서 선진시장 진입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중국 등의 브릭스 성장세, 일본 단카이(베이비붐) 세대의 금융자산 선호 현상, 유럽의 유로화 강세와 이에 따른 M&A 시장 급속 성장 등이 세계 경제 다변화의 구체적인 근거로 제시됐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성장동력이 다변화 되면 상품 수요가 동시에 커지고 수출 기업의 가격 결정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흥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발전, 기계 및 건설 사업에서 한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 경기도 장기적으로 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IMF와 가계 부채를 경험한 이후 기업과 가계의 재무 건전성이 개선돼 2005년 이후 수출과 내수의 균형으로 안정적인 경제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기업 측면에서도 차입금 감소로 부채비율이 하락하고 외형을 확대하기 보다는 수익성을 중시하는 전략이 정착돼 간다는 평가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안정적인 경제 성장률, 변동성 축소로 인한 수익 가시화, 상장기업 이익률(ROE)의 비용(COE)상회 등에 따라 내수경기가 견조하게 살아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종승 NH투자증권 센터장도 "기업이익이 추세적으로 증가하면서 안정화 되면 변동성이 축소돼 경제지표도 안정성을 갖게 된다"며 "내수 경기 규모가 기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자금의 장기적인 증시 유입 가시화
저금리시대가 장기화됨에 따라 제 1금융권(은행)에서 제2금융권(주식)으로 시장유동성이 이탈하는 현상이 가속화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저금리와 가계 잉여 자금을 통한 소비 및 금융 자산 투자 확대로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유지 또는 강화될 것이란 설명이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저금리와 인구 고령화 현상은 간접형 주식상품에 대한 선호도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금융상품들이 소개되면서 주식이 위험관리가 가능한 진정한 투자수단으로 정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센터장은 "기업들의 현금배당이 늘어나고 사외 이사 증가로 주주를 중시하는 정책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증권투자가 국민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게 되면 국내 주식 시장의 할인율도 낮아지게되고 이는 결국 코스피시장의 점진적인 밸류에이션 상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적립식펀드, 변액보험, 기업연금 등으로 증시수급이 안정되고 2000시대를 보다 앞당길 것"으로 전망했다.
센터장들은 한편 원/달러 환율과 원/엔 환율의 하락, 국제유가의 예상밖 강세, 일시적인 미국 경기 냉각 가능성, 중국증시의 버블 등을 2000시대의 걸림돌로 꼽았다.
유일한, 오상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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