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박성희기자]'59% 대 5%'
세계 신흥시장(이머징마켓) 증시의 쌍두마차로 꼽히던 중국과 인도 증시의 희비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올들어(지난 5월 25일 현재)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59% 급등한 반면 인도 선섹스지수는 5% 오르는 데 그쳤다.
◇ 中증시, 거칠 것이 없어라
중국증시는 이달 초 '주가 4000시대'를 열었고, 잇단 증시 과열 경고 속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28일 오후 1시 47분(현지시간) 현재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대비 86.97포인트(2.1%) 오른 4266.75를, 선전종합지수는 30.71포인트(2.5%) 상승한 1265.71을 기록중이다. 두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다.
중국증시 랠리의 원동력은 풍부한 유동성과 기업의 탄탄한 실적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24일 하루 동안 중국 전역에서 새로 개설된 증권 계좌는 36만2719개로 집계돼 5거래일 연속 하루 신규 계좌 수가 30만개를 넘어섰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중국증시의 급격한 조정 가능성을 경고했음에도 25일 A증시 거래량은 420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하이 및 선전 증시의 시가총액은 4월 처음으로 15조위안을 넘은 뒤 한 달도 안 돼 지난 15일 17조위안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까지만해도 한국증시가 더 컸지만, 지금은 중국이 한국(900조원)의 약 2배를 넘는다.
저금리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이 은행 예금을 깨서 펀드에 투자하는 추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으며, 1조달러를 넘어선 외환보유액이 맞물려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장 기업의 실적도 증시를 뒷받침해준다. 지난 1분기 중국 1364개 상장 기업의 주당 순이익은 78.8% 늘어났다. 전체 상장사의 85%가 이익을 냈고, 전체 이익 규모는 95%나 불었다.
여기에 당국의 긴축에도 불구하고 10%대를 웃도는 경제성장률도 중국증시로 투자를 이끄는 힘이 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금리를 인상하고 본토 투자자들의 해외 증시 투자를 허용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내놓고 있지만 불붙은 중국증시 상승세를 꺾긴 역부족이다.
일부에선 당국 고위 관계자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거물들마저 중국증시 거품을 우려하고 있지만 당분간 당국의 인위적인 진정책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가을 중국 공산당 17차 당대회, 2008년 올림픽, 2009년 신중국 건국 60주년을 앞두고 있어 증시를 억제할 이유가 없다는 것.
중국증시가 당국의 개입과 상관없이 스스로 균형을 찾을만큼 성숙해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 달리던 코끼리 印증시, 잠시 주춤
인플레이션 우려로 올들어 두 차례 큰 폭의 조정을 보였던 인도 증시는 지난달 이후 다시 살아나고 있지만 중국증시에 비하면 상승세가 미미하다.
선섹스지수는 지난 2월 8일 1만4652.09까지 올랐다가 3월 5일 1만2415.04로 곤두박질쳤다. 2월말 중국 쇼크에서 벗어나 잠시 반등했으나 3월말 당국이 대출을 억제하고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다시 한번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1분기 실적 호조와 외국인 자금 유입에 힘입어 인도증시는 4월 한달 동안만 6.1% 상승하며 지난해 말 수준을 회복했다. 여전히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1만4500선을 만회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초부터 외국인의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어 인도증시가 완만한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연 8~9%에 이르는 인플레이션이 인도증시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제조업보다는 정보기술(IT) 및 서비스 중심으로 경제 구조가 이뤄져 있어 소비 증가 속도를 공급이 따라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박성희기자 star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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