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성호기자][NH證 이어 CJ·흥국 등 입성…임대 빌딩 구하기 '전쟁']
사옥마련 어려워..미래에셋 등 더불살이 심각
증권사들이 여의도 빌딩잡기에 혈안이 돼 있다. 심지어 매입은 커녕 임대로 사용할 만한 빌딩도 구하기 힘들어 사옥없는 증권사들간에 소리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사옥을 갖고 있지 않은 증권사들이 여의도에 소재한 빌딩을 물색 중에 있으나 매입 또는 임대조차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증권사가 새로운 빌딩을 물색 중인 이유는 다양해진 사업으로 임직원이 늘어나면서 기존 빌딩에선 이들을 모두 수용하기가 어렵기 때문.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여의도에 소재한 증권사 빌딩들은 대부분 오래전에 지어졌다"며 "사업이 갈수록 다양해 지면서 직원들 또한 늘어나게 되자 빌딩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들 증권사가 빌딩을 매입 또는 임대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여의도라는 한정된 장소에서 빌딩을 구하려는 점과 최근 빌딩을 매입 또는 임대하려는 증권사들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여의도로 귀향하는 증권사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증권사들의 빌딩잡기 경쟁은 더욱 치열한 실정이다. 실제로 이달 NH투자증권이 지난해 농협문화재단이 인수한 구 동원증권 빌딩으로 입주한데 이어 CJ투자증권이 여의도역 주변에 위치한 빌딩을 임대했고, 흥국증권도 신영증권이 인수한 구 우리증권 빌딩 2개층을 임대해 입주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일찌감치 모기업이 인수한 빌딩에 입주하다보니 여의도 입성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지만 CJ투자증권은 400여명의 인력을 수용할 만한 빌딩을 찾기 위해 상당히 고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여의도에 입성한 증권사 뿐만 아니라 수년간 여의도에 뿌리를 박아온 증권사들도 새로운 빌딩 매입에 애를 먹고 있다. 모회사의 빌딩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은 이산가족을 방불케 하고 있다. 리서치·IB부서는 알리안츠빌딩에, 마케팅·퇴직연금부서는 신송센터빌딩에 입주해 있으며, 콜센터도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부서간 회의라도 잡히게 되면 특정 장소로 모여야만 한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사옥으로 사용할 만한 빌딩을 매입하기 위해 알아보았으나 여의도에 마땅한 빌딩이 없다"며 "그렇다고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자니 업무상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어 급한데로 사업부서별 임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여의도의 빌딩 공실률은 대략 3%수준. 그러나 최근들어선 공실이 거의 없다시피하며, 전체 빌딩을 임대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정보가 생명인 증권가에서 여의도는 지리적으로 중요한 곳"이라며 "일부 증권사들이 타 지역에 자리를 잡고 있지만 결국 여의도로 속속 모여들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이 같은 이유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호기자 shkim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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