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백진엽기자][명품시장 확대로 국내 중견브랜드에 부정적 vs 별다른 파급효과 없을 것]
내달 1일 신세계첼시가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여주프리미엄아울렛과 관련, 패션업계가 업계에 미칠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패션업계 전문가들은 서울과 거리가 일정 정도 떨어진 데다, 아직 개장 전인 점 등을 들어 아직 국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따지기에는 이르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국내 유통업계 강자인 신세계와 글로벌 아울렛 선두업체인 첼시가 손잡고 하는만큼 파급효과는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명품시장 확대로 국내 브랜드에 부정적일 수도
우선 신세계첼시의 개장은 국내 명품아울렛 보급 확산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국내 소비자들은 해외 명품 브랜드들을 쉽고 저렴하게 접할 수 있게 된다. 즉 국내 유통시장에 명품브랜드의 입지가 강해지고 저변이 넓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최윤정 삼성패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여주 신세계첼시 자체만으로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이로 인해 명품아울렛이 확산되고, 특히 수도권에 가깝게 진출할수록 국내 패션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입지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물론 가까울수록 더 좋겠지만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은 거리보다는 매장내의 콘텐츠에 더 신경을 쓴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신세계첼시가 내용물만 훌륭하게 채운다면 서울에서 다소 떨어져 있다는 것은 단점으로 작용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
일산에 사는 한 직장인은 "주변에 주말 등을 이용해 나들이와 쇼핑을 겸해 가볼만 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며 "얼마나 좋은 제품을, 얼마나 적정한 가격에 제공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주프리미엄아울렛이 잘되고, 또는 이후 명품아울렛이 확산돼 성공을 거둔다면 국내 패션업계, 특히 해외 명품보다 가격대가 약간 낮은 고가브랜드들은 강력한 도전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가격대에 해외 명품 제품을 살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내 패션업체들은 여주아울렛에 입점하는 브랜드가 무엇인지(발표되기 전), 어떤 상품들이 채워질지, 가격 할인 폭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파악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최 선임연구원은 "차별성이 없는 중고가브랜드들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디자인이나 제품의 질, 가격 등 어느 한부분에서라도 최고라고 들을 수 있는 차별성을 갖춰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연구개발이나 마케팅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중소기업들의 경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가 다르기 때문에 별 영향 없을 것"
반면 한편에서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명품을 찾는 소비자들은 가격 때문에 명품을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이미 해외여행이 활성화돼 있기 때문에 명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명품제품을 만날 기회도 많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명품아울렛 개장이 별다른 파급효과를 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신세계첼시가 '아울렛'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즉 최신제품이나 유행제품을 파는 매장이 아니라 철이 지난 제품이나 기획상품 등을 주로 파는 매장이라는 것. 명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과연 이런 제품을 사겠느냐는 주장이다.
또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명품을 사지 않았던 사람들은 할인된다고 해도 그다지 매력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명품 자체를 싫어해서 사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더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 패션업체 마케팅담당자는 "명품을 사는 사람들은 그 브랜드가 지닌 부가가치를 사는 것이지, 그 제품의 가격 때문에 사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국내외를 막론하고 명품브랜드로 꼽히는 브랜드는 선호하는 사람들이 나뉘기 때문에 명품아울렛 때문에 국내 브랜드가 타격을 입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효진 우리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매장이 어떤 제품으로 채워지는지 봐야 한다"면서도 "여성복의 경우 할인 아이템을 보면 대다수가 유행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큰 영향이 없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백진엽기자 jy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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