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유일한기자][(상보)노조측 "이사들 자격 문제있다"…후유증 예상]
25일 열린 현대증권 주주총회는 사내이사(회장)와 사외이사 선임을 놓고 노·사간 표대결이 벌어지며 4시간이 넘는 장기전 끝에 마무리됐다. 표대결은 올해 증권사 주총에서 유일했다. 정관변경부터 이사선임까지 사측이 제시한 원안대로 가결됐지만 노조측이 이사들의 자격에 문제가 있다고 밝히고 있어 후유증이 예상된다.
정관변경안부터 회사측과 노조의 입장이 대립되며 표대결로 가는 등 주총은 시작부터 장기전이 예상됐다. 정관변경안건과 김종웅 사내이사 선임건에 투표에 부쳐쳐 95%가 넘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됐다. 노조가 이사회 의장의 임기 변경이 대주주의 경영권을 강화시키는 것이며 김중웅 회장의 선임에 대해서도 증권전문가가 아니라는 등의 이유로 반대했지만 많은 지지를 얻지 못했다.
핵심 쟁점이었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개별 찬반투표 결과, 회사측이 추천한 이철송, 조진완 후보가 각각 96%, 93%대의 찬성표를 얻어 선임됐다. 노조측이 추천한 하승수 후보는 18.3%(반대 81.3%)의 찬성을 얻는데 그쳐 연임에 실패했다.
주총이 예상외로 길어진 데는 표대결과 함께 회사측이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이철송씨의 '자진사퇴' 진위를 둘러싼 논란이 컸다. 주총을 앞두고 노조가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며 이 후보의 자진사퇴 소식을 환영한다고 했지만 정작 이 씨는 후보로 버젓이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노조는 반발했다.
민경윤 노조 위원장 등은 "이씨가 주총 전 사외이사 후보에서 자진사퇴한다는 입장을 예금보험공사로부터 통보받았다"며 "사퇴한 것으로 알고 있는 후보가 등장한 배경에 많은 의혹이 있다. 이 부분을 파헤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앞서 이 씨가 예금보험공사 부실책임기업 책임심의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상대로 현대건설 부실책임을 이유로 520억원의 가압류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주도했다며 이해상충 우려를 제기하며 이사 선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폈다.
주총의장을 맡은 김지완 현대증권 사장은 이에 대해 "이씨의 사외이사 후보 자진사퇴에 대해 본인에게 직접 연락 받은 적이 없다. 회사와 이 씨 개인과 직접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았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노조는 이 씨가 이사로 선임됨에 따라 책임심의위원회 위원장을 겸직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같은 뜻을 정부측에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유일한기자 only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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