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진형기자][조직에 활력 불어넣고 고객가치 경영 직접 챙기기]
공개 석상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스타일이 아니었던 구본무 LG 회장이 올들어 현장을 찾는 횟수가 부쩍 늘고 있다. 그는 거의 매월 빠짐없이 직접 현장을 살피는 등 경영 행보를 넓히는 모습이다.
구 회장은 23일 LG그룹이 지난 1년간 벌인 경영혁신 활동을 평가하는 'LG스킬올림픽'에 참석했다. 이에 앞서 글로벌 CEO 전략회의(1월), LG연구개발성과 보고회(3월),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5월)에도 모습을 드러냈었다.
이 행사들은 연례적인 자리로 구 회장도 거의 매년 참석해 왔기 때문에 특별히 주목되는 행보는 아니다. 하지만 올들어서는 연례 행사에서나 볼 수 있었던 구 회장이 다른 현장에도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3월 LGCNS의 IT센터 개관식에도 참석했고 지난달에는 강유식 부회장, 구본준 LG상사 부회장, 김반석 LG화학 사장, 권영수 LG필립스LCD 사장, 정일재 LG텔레콤 사장, 신재철 LGCNS사장 등 계열사 CEO들을 직접 이끌고 도요타자동차를 방문하기도 했다. 또 이달말에는 폴란드로 날아가 LG필립스LCD의 현지 공장 준공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구 회장이 이처럼 현장 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주요 계열사의 실적 부진 등으로 자칫 활기가 떨어질 수 있는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계열사들로서는 자체 행사에 직접 총수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힘을 얻기 때문이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이 예년에 비해 직접 현장을 챙기는 일이 잦아졌다"며 "계열사별로 중요한 행사나 일이 있을 때 참석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전했다.
구 회장의 현장 챙기기에는 자신이 올초 신년사에서 강조한 고객가치경영을 직접 현장에 설파하고 점검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올초 글로벌 CEO 전략회의에서 "당장은 힘들고 어렵더라도 경영의 패러다임을 보다 철저하게 고객가치 중심으로 바꾸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그는 연초부터 한달에 3~4차례씩 LG전자, LG필립스LCD, LG화학, LG생명과학, LG텔레콤 등 주요 계열사의 CEO 및 사업본부장을 만나 고객가치 제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또 현장 방문 자리에서는 '고객가치'를 빼놓지 않고 강조하고 있다. "R&D는 이제 새로운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더 나은 방식을 찾는 것으로 지평을 확대해야 한다"(3월 연구개발성과보고회), "각 사의 모든 경영활동을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LG만의 방법'을 찾으라"(스킬올림픽) 등 현장을 찾은 그의 입에서는 '고객가치'라는 단어가 빠지 않는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이 지난해부터 고객가치경영을 강조하고 있다"며 "현장 방문시에도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한다는 목표 하에 모든 경영활동을 하도록 지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형기자 j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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