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유일한기자][그린스펀 언급 빌미 모처럼 조정…중소형주 매기 강해]
주식시장이 모처럼 조정받고 있다. 코스피는 오전중 20포인트 가까이 낙폭을 늘렸다. 1630선 공방이다. 그린스펀 전 FRB의장이 중국 증시의 폭락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핑계로 차익매물이 활발하다. 외국인은 현물과 선물을 동시에 매도하며 단기 조정에 대비하는 대응이다.
삼성증권의 장세 판단이다. "그린스펀이 중국 증시 폭락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이틀 동안 글로벌 증시의 약세를 유도했다. 실제로 주가 영향이 큰 국가는 중국이나 홍콩 등이 아니라 유럽과 미국이었다. 예상과 달리 아시아 증시는 어제 다소 차분한 모습이었다. 따라서 현재 시장의 움직임은 중국 증시의 폭락 가능성보다는 미국 증시의 하락에서 이유를 찾아야 된다. M&A의 긍정적인 영향과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단기적으로 급등한 것이 심리적인 부담이 되었다. 그린스펀의 발언은 단지 이러한 부담에 촉매 역할을 했을 뿐이다. 현재 조정은 기술적인 과열을 해소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조정이다. 중국 증시기 때문에 리스크는 남아 있다. 펀더멘털이 유지된다면 감내할 수 있는 위험이다. 단기적인 조정의 목표치는 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해 있는 1590~1600선 정도다. 중국 관련주인 조선, 기계, 철강은 조정을 기다리는 전략이 유효하다. 상대적으로 중국 영향이 덜한 증권, 보험, 제약 등 내수업종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 가격의 안정에 따른 은행업종, 바닥권에서 탈출 기미를 보이는 자동차 업종도 고려할 만하다."
낙관론자들까지 바라던 조정이 찾아왔다. 매우 반가운 손님이다. 그렇다면 지수관련주 매기는 떨어지는 국면이 예상된다. 실제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 시가총액 1, 2위주의 조정은 이를 대변한다. 현대중공업과 SK의 조정은 1650을 이끈 주도주들의 숨고르기를 대변한다.
지수관련주가 약세인 반면 매기는 중소형주로 이동하고 있다. 코스피시장에서는 순환매가 제약주로 쏠렸으며 코스닥시장은 바이오주의 강세가 뚜렷하다. 코스닥지수는 0.3% 정도 내렸다. 하락과 상승 종목수는 대등하다. 그만큼 중소형주로 매기가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과열 논란을 일으킨 중국 상하이B증시가 4일째 급락하며 20일 이동평균선까지 밀렸다. 380에서 280수준까지 단 4일만에 100포인트 밀렸다. 25%가 넘는 하락률이다. 일어나 눈 몇번 비비는 순간 지수가 1/4 날라간 상황이다.
급하게 올랐지만 더 급하게 떨어졌다. 20일선은 통산 상승추세의 지지선으로 꼽힌다. 차익실현도 20일선까지 밀리면 더이상 강하지 않다. 상승추세이기 때문에 주가가 곧 오른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의 성장동력인 중국 증시가 상승추세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B증시의 조정은 매우 풍부하게 진행됐다는 의미를 둘 수 있다.
상하이A증시를 보면 누차 언급하지만 과열로 치닫는 차트가 아니다. 월봉과 주봉은 부담스럽지만 일봉은 차분하다고 할 정도로 강한 매수세가 느껴진다. 20일선까지 조정받는다해도 4300대 중반인 지수가 4100 중반까지 떨어지는 흐름이 예상된다. 2004년 코스피는 900에서 700까지 단기간 200포인트 무너진 바 있다. 그때와 지금은 완전히 분위기가 다르다.
중국증시에 대해 김정훈 대우증권 연구원은 "고성장 증시를 접근하는데 주가수익비율(PER)이라는 일반적인 밸류에이션을 적용하면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1년후 기업이익이 얼마나 좋아질 지 예측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섣부른 과열 진단은 오류를 가져오기 쉽다는 것이다.
상하이B증시의 급락을 보면 조정이 어느 정도 일단락됐다는 판단이다. 사실 미증시가 더 걱정이다. 기업실적과 경기 그리고 금리와 환율 등 여러 면에서 미증시는 불확실성 그 자체다.
지수관련주가 약하고 중소형주가 강한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 가격조정보다 기간조정에 무게가 실린다.
유일한기자 only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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