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을 겪은 버지니아공대는 최근 다양화와 빠른 국제화로 주목 받아온 대학이었다.
총격사건 용의자 조승희는 한국인, 학생들의 대피를 돕다가 사망한 교수는 루마니아 출신 유대인, 총격현장을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포착한 학생은 팔레스타인 출신인 점은 이러한 특성의 상징적 단면이다.
미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 인터넷판은 19일 지난해 현재 미국의 각급 대학에 유학중인 외국인 학생 56만5천명 가운데 버지니아공대에는 7%에 해당하는 2만8천500명이 재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대학에는 대학원생의 60%를 외국인이 점유한 학과도 있다.
버지니아텍은 지난 30년간 대학 규모를 2배로 늘리고, 건축.공학 분야에서 좋은 평판을 얻으며 영향력을 증대시켜왔다. 특히 공과대학은 미 공립대학 순위에서 18위에 올라 있으며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인간과 컴퓨터간 상호작용기술) 실험실은 세계 최고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버지니아주 북부의 경제성장에 힘입어 버지니아텍은 외국인 학생모집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을 갖추게 됐다.
한 예로 버지니아 북부 주민의 40% 가량은 페어팩스 카운티에 거주하고 있고, 페어팩스 카운티 주민의 4분의 1이 미국으로 건너온지 오래지 않은 이민자들이다.
이들 이민자 자녀들의 상당수가 버지니아텍 같은 주립학교에서 학업을 계속하는 것이다.
그러나 범인을 포함해 33명이 사망한 이번 총격사건으로 크던 작던 이런 이미지의 손상은 피하기가 어렵게 됐다.
버지니아텍 대학원생인 터키 출신의 메흐메트 다시이치는 "여기 오기 전, 나는 이곳이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인줄 알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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