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취업제가 시행된 지 한달이 지났지만 9일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는 방문취업 자격을 신청하거나 연장하려는 사람들로 여전히 인산인해를 이뤘다.
방문취업제란 기존에 방문동거 또는 비전문 취업 자격으로 입국했거나 입국을 희망하는 해외 동포들 가운데 만 25세 이상으로 일정 요건을 갖췄다면 체류 자격을 방문 취업으로 변경해 주는 제도다.
이날 서울 양천구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는 방문취업사증(H-2)으로 변경 및 문의하려는 중국인들이 몰려 오후 3시 현재 12개의 창구에 1천600여명이 다녀갔다.
그러나 중국인의 비자업무를 담당하는 2층의 순번 대기표는 700여명이 대기하고 있음을 알리고 있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5일부터 방문취업제를 시작한 이래로 지난 5일까지 서울사무소에서만 1만4천416명이, 전국적으로 3만527명이 방문취업비자를 받았다.
중국 심양에서 4년 전 입국해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윤성화(46)씨는 "낮 12시30분께 왔는데 이렇게 사람이 많은 줄 몰랐다"면서 "오늘 비자 업무때문에 일부러 일 안 나가고 왔는데…"라며 초조한 모습으로 대기순번표를 만지작거렸다.
흑룡강성에서 왔다는 원화순(61.여)씨는 "오전 10시부터 와서 기다렸는데 잠깐 눈을 붙인 순간 내 순서가 지나가서 다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며 "나이가 많아 절차를 잘 모르는데 사무소에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방문취업제는 잔여 체류기간이 2개월 미만인 사람들만 해당됨에도 불구하고 정보와 홍보 부족으로 2개월 이상 남은 사람들이 사무소를 찾았다가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2004년 입국해 식당에서 일해왔다는 정혜옥(45.여)씨는 "오늘 마침 쉬는 날이라 사무소를 찾았는데 비자 만기가 두달 넘게 남았다며 한달 뒤에 오라고 하더라"며 아쉬워했다.
비자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일수씨는 "만기일이 2개월 이상 남은 사람들이 사무소를 찾아왔다가 그냥 돌아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그래도 방문취업제가 시행된 첫날 보다 많이 줄어든 편"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ng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