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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시험운행 남북 현격한 `온도차'

이통일 "감격적인 순간" vs 권 참사 `무덤덤'
남 헬기에 폭죽.애드벌룬 vs 북 조촐한 기념행사만
언론, 남 헬기 동원 생중계 vs 북 `잠잠'



50여년만에 휴전선을 넘나들며 17일 진행된 남북 열차시험운행에 대해 남측은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는 반면 북측은 차분한 모습이어서 대조를 이뤘다.

이 같은 남북 간 `온도차'는 열차 출발 전부터 감지됐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경의선 열차가 출발하기 전 가진 환담에서 "남북이 함께 이뤄낸 위대한 승리의 역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한껏 시험운행의 의미를 강조했지만 권호웅 북측 내각 책임참사는 "아직까지 위대하다는 말을 붙이지는 말라"고 했다.

열차 내에 남북 대표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때도 이런 분위기는 이어져 이 장관이 말을 걸기 전에는 권 참사는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다.

경의선 열차가 군사분계선(MDL)을 지나자 이 장관이 "감격적인 순간"이라며 악수를 청했지만 권 참사는 의례적인 말도 없이 무덤덤하게 응할 뿐이었다.

남측 인사들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할 때도 권 참사는 애써 창밖만 바라봤다.

그는 남측 취재진의 소감을 묻는 질문에조차 전혀 대답하지 않는 등 평소 장관급회담에서 보였던 호탕한 모습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주민들의 반응도 사뭇 달랐다. 문산역을 떠난 경의선 열차가 남측을 지나는 동안에는 손을 흔드는 시민들의 모습이 이어졌지만 북으로 넘어가자 `축제'의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개성 시민들은 남측 열차가 낯설어서인지 발길을 멈추고 쳐다보기는 했지만 무표정이었고 손을 흔들지도 않았다.

도로를 통해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남측 인사들에게 곧잘 웃음을 보이며 환대했던 것과는 달랐다.

개성역에도 개성시 간부들과 학생 120여명만 나와 남북 탑승자를 환영했을 뿐 일반 시민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 같은 상황은 동해선 시험운행 행사에서도 마찬가지여서 금강산역 주변의 북한 주민들은 일손을 놓고 열차를 바라봤지만 손을 흔들지는 않아 축제 분위기는 남측 제진역에 도착해 요란한 고적대 음악소리와 한반도기를 흔드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서야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시험운행에 앞선 기념행사도 문산역에서는 수 백명의 취재진과 행사 참석자 등으로 북새통을 이뤘고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헬기소리와 수백 발의 폭죽, 애드벌룬 등이 하늘을 장식했지만 금강산역에서는 별다른 부대행사없이 조촐하게 치러졌다.

북측의 소극적인 태도는 시험운행에 탑승할 북측 인원을 경의선과 동해선 각 50명으로 남측의 절반으로 하겠다고 통보할 때부터 예상됐다.

작년에 행사를 준비할 때만해도 남측과 동일하게 각 100명으로 잡았지만 이번에 북측은 최종 협의 과정에서 특별한 설명도 없이 50명으로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남측에 전달했다.

언론 보도도 남측이 방송사들이 헬기까지 동원해 시시각각 생중계한 것과는 달리 북측은 이날 오후 6시 현재까지도 열차 시험운행에 대한 소식을 전혀 전하지 않고 있다.

북측은 그동안에도 장성급군사회담에서 열차 시험운행을 위한 군사보장 잠정합의서가 채택됐다'는 등의 간단한 언급만 있을 뿐 공식매체에서는 시험운행의 의의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개성.고성=공동취재단) trans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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