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영국에서 지난주 독극물 중독으로 사망한 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의 죽음과 관련이 없다"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로도 출마했던 대표적 보수논객 팻 뷰캐넌은 27일자 미국 보수파 주간지 `휴먼 이벤츠(Human Events)' 인터넷판에 실은 기고문에서 이번 암살 사건으로 과연 누가 이익을 볼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뷰캐넌은 "범인은 FSB를 배반한 리트비넨코를 없애고 그 책임을 푸틴 대통령에게 돌리겠다는 두 가지 목적을 갖고 있었다"면서 "넘쳐나는 석유수입을 바탕으로 국민적 지지 속에 국제 무대에서 큰 힘을 발휘하는 푸틴이 왜 정권의 위협이기 보다는 귀찮은 존재에 불과한 리트비넨코를 암살해 서방 국가들과 마찰을 야기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BBC나 폭스뉴스 등 서방 언론 비평가들은 리트비넨코 암살에 이용된 방사능 물질인 `폴로늄 210'을 과연 누가 확보할 수 있으며, 그동안 크렘린의 범죄행위 고발에 노력해온 리트비넨코의 제거 필요성을 느낀 세력이 과연 누구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하며 푸틴 대통령을 사건 배후로 지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리트비넨코의 죽음이 푸틴과 크렘린, FSB의 연루 의혹을 야기하고 있으나 푸틴은 분명 범인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뷰캐넌은 또 "리트비넨코가 숨지자 마자 그의 친구이자 러시아 반체제 인사인 알렉스 골드파브가 푸틴을 암살 주범으로 지목하는 리트비넨코의 유서를 공개했다"면서 "리트비넨코의 유서는 죽음을 앞둔 환자가 작성했다고 믿기 힘들 정도로 논리 정연하고 감동적이었다"고 리트비넨코가 직접 유서를 작성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어 그는 "푸틴의 신용 하락과 냉전체제의 부활을 원할 사람이 과연 누구겠느냐"면서 영국에 망명 중인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처럼 소련 해체기에 쌓은 막대한 부를 푸틴에 빼앗겼거나 외국으로 쫓겨난 올리가르흐(소수특권계층)나 리트비넨코에 비판적인 전직 FSB 요원들이 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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