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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쑤저우(중국)=김진형 기자][삼성쑤저우법인, 3400명을 19명이 관리하는 힘은 자부심 심기]

중국 천지개벽의 상징인 상하이에서 후닝고속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1시간 30분 정도 달리면 장쑤성(江蘇省) 쑤저우(蘇州)에 닿는다. 이곳에 여의도 면적의 34배에 달하는 쑤저우공업원구가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의 최대 해외법인인 삼성반도체쑤저우유한공사(SESS)가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SESS는 한국에서 생산된 웨이퍼를 가져다 시스템 LSI, 플래시 및 D램 반도체 후공정과 반도체 모듈 조립을 담당하고 있다. (삼성 반도체는 핵심기술인 웨이퍼 생산 등 전공정은 기흥, 화성, 그리고 미국의 오스틴에서만 하고 있다.) 주재원 19명을 포함해 총 3500명의 직원들이 월 9300만개(컴포넌트 기준)의 반도체를 만들고 있다.

3500명에 달하는 현지 채용 중국인들을 19명밖에 안되는 주재원으로 어떻게 관리할까. "혹시 그 모습 보셨나요. 현지 직원들이 저한테 인사하던 모습 말입니다." 방정호 법인장(전무, 사진)의 답변이다. 상사에게 인사하는게 뭐 대수로운 일인가.

하지만 방 법인장은 최근에 나타난 의미있는 변화라고 강조했다. '자존심 강한 중국인이 외국인에게 고개를 숙인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고 이는 그만큼 현지인들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한다는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현지인으로 10년 넘게 이 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리청츈(李成春) 인사그룹장도 "쑤저우공업원구에 외국계 기업 2750개가 들어와 있다"며 "그 중에서 삼성반도체에 들어갔다면 다들 부러워 한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SESS의 현지화 전략이 궁금해졌다. 방 법인장은 현지 직원들의 정신 교육에 '굉장히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급여도 중요하지만(SESS의 현지인 급여는 공업원구내 상위 20% 안에 든다) 급여만 가지고는 현지인들의 자발성을 이끌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리 그룹장도 "이곳에 반도체 조립공장만 14개에 달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이동이 잦다"며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문화적인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SESS는 현지 직원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교육은 기본이고 핵심인력을 선발해 한국 연수를 시키는 등 '삼성인으로 양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법인 설립 후 처음으로 현지인을 팀장(부장급)에 임명, 현지인도 중요 직책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팀장보도 3명을 양성 중이다.

또 법인장은 월례사를 중국어로 하는 반면 앞으로 핵심인력으로 활용할 현지인들에게는 한국어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현지인이 핵심 위치에 오르면 본사와 직접 연락을 취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매달 불러서 한국어로 브리핑을 하도록 훈련시키고 있다"는게 방 법인장의 설명이다.

이와함께 전직원을 대상으로 GWP(Great Work Place) 운동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신뢰, 자부심, 재미를 심어줘 스스로 열정을 갖고 일하도록 하기 위한 방법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SESS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은 한국에서 만드는 제품과 동일한 평가를 받고 있다. '메이드인 차이나'이지만 만드는 사람만 다를 뿐 같은 후공정 공장인 한국의 온양 사업장과 제품의 품질이나 생산성 면에서 차이가 없다는 것. 실제로 SESS의 제품 판매 단가는 한국내 제품과 차이가 없고 삼성전자가 매년 생산성을 30% 이상 향상시킨 사업장에 수여하는 MVI(Manufacturing Value Innovation) 휘장도 2004년부터 3년 연속 수상했다.

한편 SESS는 이같은 현지화 자신감을 바탕으로 조만간 쑤저우공업원구에 4번째 반도체 공장을 준공한다.


쑤저우(중국)=김진형 기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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