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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지식만으로 법조인 되는 시대 '끝'

사시면접서 인성ㆍ국가관 등 문제 드러나 무더기 탈락

  • 연합
  • 등록 2006.11.28 11:00:06


올 해 치러진 48회 사법시험 3차 면접시험에서 결시자 1명을 포함해 모두 8명이 탈락해 `무더기 불합격'이 현실화됐다.


인성과 윤리관 등을 평가하는 심층면접 제도가 올해 처음 도입되면서 지난 10년간 단 1명에 불과했던 3차 면접 탈락자가 다소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맞아떨어진것이다.


◇ 면접 우습게 보면 큰 코 다친다 = 그 동안 불합격자가 거의 없어 `통과의례'로만 여겨진 3차 면접시험이 올해는 예비 법조인을 걸러내는 `마지막 관문'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면접에선 △ 법조인으로서 국가관ㆍ사명감 등 윤리의식 △ 전문지식과 응용능력 △ 의사 발표의 정확성과 논리성 △ 예의ㆍ품행 및 성실성 △ 창의력ㆍ의지력 그 밖의 발전 가능성을 평가했다.


위 5가지 요소에 대해 상(3점), 중(2점), 하(1점)로 구분해 총15점 만점 중 10점 이하의 점수를 맞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2단계 심층면접을 치렀다.


1단계 면접에서 부적격 의심자로 선정된 응시자는 모두 27명. 법무부는 이들을 대상으로 30분~1시간 동안 심층 면접을 실시해 최종 8명(결시생 포함)의 탈락자를 가려냈다.


심층면접 제도가 도입된 것은 사회 전반의 인권 및 정의 실현을 담당해야 할 법조인을 더 이상 법률지식으로만 선발할 수 없다는 법조계 안팎의 목소리가 거세진 데 따른 것이다.


또 인성 평가 기능이 약했던 사법시험을 보완해 법률지식 외의 여러 조건들도 함께 평가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점차 늘어나는 법조비리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법조인을 선발할 때부터 인성이나 윤리의식이 갖춰진 사람들을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점도 고려됐다.


법무부는 면접을 활성화함으로써 법학 교육의 정상화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보고 이런 제도를 더욱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올해 사시에서는 여성 응시생들이 약진하는 추세도 계속됐다. 여성 합격자가 작년 323명(32.27%)보다 크게 늘어난 375명(37.73%)을 기록했다.


수석 합격자 역시 작년과 마찬가지로 여성이 차지했다. 주인공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박정은(26.서울대 법대졸)씨. ◇ `황당 면접 사례'= 일부 응시생은 면접에서 상식 밖의 답변을 하거나 수준 이하의 면접 태도를 보여 최종 합격의 문턱에서 고배를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국가관이나 윤리의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돼 심층 면접에 회부됐고 결국 쓴 잔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주적이 어느 나라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 응시생은 `유에스에이(USA.미국)'라고 답했으며 면접관들이 이 학생을 설득하느라 애를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물권'과 `채권'의 차이점 등 평이한 법률적 지식을 묻는 물음에 답변을 제대로 못한 응시자와 면접위원의 질문에 무조건 `열심히 하겠습니다'고 대답한 응시자들도 탈락했다.


한 면접위원은 이에 대해 "시험에 자주 나오는 문제, 난이도가 높은 문제에만 매달려 공부를 하면서 정말 기초적인 부분은 간과한 사람들도 없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면접에 응하는 기본적인 태도에 문제가 있던 응시생도 있었다고 한다. 한 응시생은 "사시에서 떨어지면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울음을 터뜨리며 면접장소를 나가버렸다고 한 면접관은 전했다.


재밌는 것은 면접 대기하는 태도와 면접 태도도 관련이 있더라는 것. 면접관은 "면접 대기실에서 차분히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응시생과 왁자지껄하며 떠들고 소란스러운 응시생들은 면접에 임하는 태도도 상당히 달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무부 관계자는 "불합격자의 면접 점수를 분석해보니 국가관이나 인성 등은 응시생의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오히려 응용능력, 창의성 등 다른 항목이 더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 기자
eyebrow7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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