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이어 정몽구 현대.기차아 그룹 회장도 우리나라의 샌드위치 위기(넛크래커)를 강조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정 회장은 16일 기아차 주총 영업보고서에 실은 인사말을 통해 "세계 자동차산업은 내일의 승자를 예상하기 어려울만큼 무한경쟁이 계속되고 있다"며 "일본업체는 주요시장에서 우리에 대한 견제수위를 더욱 높여가고 있고, 중국 등 후발업체들은 빠른 속도로 턱밑까지 추격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세계 경제성장 둔화, 글로벌화에 따른 환율 리스크 증대 등 경제여건 역시 만만치 않다"며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종전과 다른 방식과 시스템으로 새로운 성장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이 글은 이건희 삼성회장이 최근 잇따라 제기한 위기론과 맥이 닿아 있는 것으로 우리나라 재계 1, 2그룹의 총수가 차례로 한국경제를 우려하는 발언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1월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가는 샌드위치 신세"라고 말한데 이어 이달 9일에는 "5-6년뒤에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가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 정신차려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 회장은 이어 "기아차는 올해 위기가 곧 혁신의 기회라는 점을 명심하고 불굴의 투지와 도전정식, 책임감을 바탕으로 내실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또 "특히 고객 최우선 경영과 글로벌 경영 안정화에 주력해 전세계 시장에서 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를 제공하고, 생산.판매.마케팅.브랜드.서비스 등 모든 부문에서 글로벌 메이커로서의 역량을 높여가는 등 흔들림없는 미래성장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y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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