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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프트 파워와 대북 포용정책 필요”

후쿠야마 '기로에 선 미국' 번역 출간

  • 연합
  • 등록 2006.11.27 15:19:42

 

 

*사진설명 :ⓒ기로에 선 미국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의 위협과 핵무기 테러리즘의 위협을 과대평가했다. (중략) 선제 공격 위협은 핵 확산을 억지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핵 확산의 자극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북한이나 이란은 이라크 전쟁을 보고 핵무기를 포기하거나 무장을 해제하지 않았다. 오히려 평양 당국은 핵무기 보유가 미국의 공격에 대한 강력한 억지력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핵 개발 프로그램을 가속화하고 있는 듯 하다."
미국의 대표적 신보수주의(네오콘) 이론가로 꼽혔던 프랜시스 후쿠야마 존스홉킨스 대학 국제대학원 석좌교수가 신보수주의의 오류를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한 '기로에 선 미국'이 국내 번역 출간됐다.

세계적인 정치, 역사학자인 후쿠야마 교수는 신보수주의의 충실한 지지자에서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맹렬한 비판자로 돌아섰다. 그는 이라크 전쟁 후 발생한 이라크 내의 혼란은 그 자체가 미국의 실패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심오한 가치를 반영한 대외정책을 내세운 신보수주의는 레이건의 대외정책 기조였다.

후쿠야마 교수는 신보수주의를 미국의 외교 위기를 초래한 원인으로 지적한다. 이라크 전쟁과 북핵 문제를 대표적 사례로 꼽는다.

이라크 전쟁은 중동과 이슬람 국가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미국에 대한 전례 없는 적대감을 확산시켰으며 이후 이라크 재건사업과 민주주의 정착에 대한 지나친 낙관으로 현재 이라크 내의 혼돈을 정비할 대안조차 없다는 것이 후쿠야마 교수의 인식이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을 압박해 핵실험을 중단시킨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강조한다. 후쿠야마 교수는 압박과 봉쇄 만으로 북한의 핵실험을 막겠다던 미국의 실패를 지적하며 대북 정책에서도 압력과 협상을 적절히 활용한 정책적 포용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후쿠야마 교수는 미국 대외정책의 대안으로 '소프트 파워'(Soft Power)를 제안한다. 외교적 압력과 자금 지원, 교육 등을 수단으로 하는 부드러운 힘을 통해 세계가 민주적 정치, 경제 발전을 이루도록 돕는 것이 미국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이다.

후쿠야마 교수는 또한 '다다자주의'(multi-multilateralism)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서로 겹치고 때로는 서로 경쟁하는 수많은 국제기구들이 존재하는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유엔이 직면한 주된 문제점은 정당성의 문제"라면서 다다자주의가 실현되면 "이 세계에서 유엔은 사라지지 않겠지만, 정당성 있고 효율적인 국제 행동을 조성하는 여러 개의 조직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그는 "유엔이 이라크 전쟁을 벌이겠다는 미국의 결정을 비준할 수도 없었고 미국이 독자 행동을 하는 것을 저지할 수도 없었다"는 등 여러 이유를 제시하면서 "오늘날 세계에는 집단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는 충분한 국제기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피력한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유강은 옮김. 264쪽. 1만2천원.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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