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내의 이른바 '친노그룹'에서 정계개편의 한 방식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 문제를 노 대통령과 토론할 수 있으며, 친노그룹이 노 대통령과 결별할 수도 있다"는 주장을 제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열린우리당의 대표적인 친노그룹인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연)'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형주 의원의 주장이다. 김 의원은 27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와 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노 대통령이 과거의 방식처럼 보수정치라든지 총재로 군림해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탈당) 문제는 여러 가지 열어놓고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저는 분명히 있다고 본다"면서도 "내년 대선에서 대통령의 탈당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최근 재보선 참패를 계기로 △재창당 △헤쳐모여 식 통합신당 △조기전당대회 개최 등 향후 정계개편에 대한 백가쟁명 식 논의가 열린우리당 내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친노그룹의 입장을 밝힌 것이어서 주목을 끌었다.
김 대표는 "당에서 어떤 때는 대통령에게 탈당하라고 했다가 다시 탈당하지 말라고 하는 등 오락가락한 측면이 있다"며 "대통령보다 당 내부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털어놨다.
김 대표는 그러나 "노 대통령이 어떤 문제든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또 "친노그룹도 무조건 대통령과 함께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의 창당 기치를 지킬 체제가 있다면 유연하게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주 "1월 전대"vs 민병두 "12월 전대" 주장
같은 날 열린우리당의 대표적인 전략통인 민병두 의원 역시 불교방송 <고운기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대통령이 정계개편이나 정권 재창출의 주역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또 "침묵하고 돕는 수준으로 노 대통령의 역할을 축소시키는 것이 낫다"며 "(대통령이) 정계개편의 과정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날 방송에서 김 의원과 민 의원의 입장은 '정계개편에서의 노 대통령의 역할' 부분에서는 일치했지만, 세부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시각차를 보였다.
즉, 두 의원 모두 '정계개편에서 대통령은 빠지거나 의미가 축소돼야 한다'는 데 는 공감했으나, 최근 당 내 초선의원 모임인 '처음처럼'이 제기한 전당대회 문제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견해를 보였다.
'처음처럼' 소속인 김 의원은 "인위적인 정계개편으로는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전제하고, "'처음처럼'의 주장은 2월 말로 예정돼 있는 전당대회를 1월 말 경으로 앞당기자는 뜻"이라며 "2월은 설 연휴도 있고 해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하는 것보다는 1월 말에 앞당겨서 하자는 것이며 '조기'라는 말에 큰 의미는 없다"고 밝혔다.
반면 민 의원은 "연이은 선거패배로 당 비상대책위가 당을 운영할 동력을 잃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비대위의 책임을 물으며 퇴진하라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이어 "한나라당이 3월부터 대선후보 경선을 할텐데 우리가 2월 말에 전당대회를 한다면 국민들로부터 '곧 없어질지도 모르는 당의 전당대회'라는 평가를 들을 것"이라며 "12월에 전당대회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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