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부진으로 현대자동차의 미국내 차량 재고대수가 10만대를 넘어섰다.
현대차 고위관계자는 "환율문제로 원가경쟁력이 떨어지면서 북미시장에서의 판매가 감소, 재고부담이 크게 늘고 있다"며 "다음달에는 재고물량이 12만대까지 증가할 수도 있다"고 26일 밝혔다.
적정 재고물량 수준이 6만대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재고 문제가 향후 영업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본사차원에서 특단의 조치를 강구중이며 조만간 가시적인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의 재고물량 급증은 고유가로 인해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중인 쏘나타 3.3(배기량 3천300㏄)에 대한 수요가 위축된데다 원화가치 상승으로 차량 판매가격이 올라가면서 일제차에 비해 원가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업체는 소형차의 판매촉진을 위해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등 현대차를 압박하고 있다.
실제 현대차의 액센트는 판매가격은 1만2천565달러로 도요타의 동급 모델인 야리스(1만1천925달러)에 비해 640달러나 비싸다.
현대차의 미국내 1월 판매량은 2만7천721대로 지난해 1월 대비 8.2%가 줄어들었다. 이 판매량은 월간 기준으론 지난 2005년 1월(2만6009대) 이래 최저 수준이다.
반면 일본의 도요타는 9.5% 늘어난 17만5850대를 판매했고 혼다도 2.4% 증가한 10만790대의 자동차를 팔아 약진을 이어갔다.
현대차가 최근 비교적 잘 팔리는 쏘나타 2.4모델(배기량 2400㏄)의 현지생산을 위해 내년 가동을 목표로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의 공장에 2.4세타 엔진공장을 짓기로 결정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현대차는 재고감축을 위해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딜러와의 협력체계를 공고히 하고 양질의 딜러망을 추가로 확보, 판매고를 높일 방침이다.
이와함께 환율 변동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달러 대 기타통화 비율을 현재 7대3에서 6대4수준으로 조정하고 환율 일일 관리체제 구축, 신모델 조기 런칭을 추진키로 했다.
현대차의 또다른 관계자는 "재고 물량 증가가 앞으로 미국내 영업활동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어떻게든 이를 조기에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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