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북한을 방문했던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데이비드 올브라이트소장은 북한이 핵탄두를 탄도 미사일에 탑재할 능력을 가졌음을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강하게 암시했다고 말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21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초보단계(crude) 핵탄두를 노동 미사일에 탑재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자신의 보고서 근거와 관련, 이같이 답했다.
그는 "(방북시) 김 부상에게 '몇몇 사람들은 북한이 핵탄두를 미사일에 장착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더니 김 부상은 '핵 능력을 증명한 국가가 이를 운반하는 수단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이냐'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김 부상이 말한 핵탄두 운반수단이란 오직 탄도 미사일을 지칭한 것"이라면서 "김 부상은 '우리가 지하에서만 뭔가 터뜨렸을 것으로 보느냐? 그냥 지하에서 뭔가 폭발한 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느냐'고도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 부상의 이런 발언은 북한의 핵탄두 미사일 장착 능력을 완전히 확인해 주는 것은 아니었지만 매우 단호한 것이었다"면서 "또 적어도 북한이 핵무기 개발의 매우 초기 단계에서부터 이를 운반할 수단의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난 94년 이후 탄두를 노동미사일에 탑재하기 위한 연구를 북한이 해 왔다고 알려져 있다는 점과 파키스탄의 핵과학자 칸 박사로부터 핵탄두 소형화 설계도를 입수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이밖에 그는 북한의 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과 관련, "우리는 북한이 파키스탄의 칸 박사로부터 약 20기의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를 얻은 것으로 보고 있고, 원심분리기 부품인 알루미늄관 수천 개를 북한이 구입하길 원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런 증거를 가지고 북한이 대규모 HEU 핵개발 시설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우라늄 핵개발 관련 입장을 표명할 때 미국도 충분한 관련 증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면서 "중요한 것은 미국이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핵개발 문제보다는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개발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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