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1859∼1907) 열사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대한제국이 자주독립국임을 세계만방에 알리려다 순국한 지 100주년을 맞은 올해, 네덜란드에서 이 준 열사를 기리기 위한 각종 행사가 개최된다.
1907년 고종의 밀사로 이상설, 이위종과 함께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파견되었던 이준 열사는 을사늑약의 무효와 일제의 침략을 호소하였으나 일본의 방해와 한국의 존재에 냉담한 열강의 태도에 비분강개하여 현장에서 분사했다.
100주년 기념행사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오는 7월 13-15일 3일동안 `유럽한민족 평화제전'이란 명칭으로 학술, 기념, 문화행사로 크게 나뉘어 풍성하고 다채롭게 펼쳐진다.
100주기 기념식은 7월14일 헤이그 시내 신교회(Nieuwe Kerk)에서 서영훈 평화제전위원장, 김수환 추기경, 김재순 전 국회의장, 반 아흐트 네덜란드 전 총리 등 국내외 인사 7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릴 예정이다. 유족대표로 이준 열사 외손녀인 유성천 여사도 참석한다.
이기항 이준아카데미 원장은 "과거 회상적인 추모행사를 미래 지향적인 `한민족 평화의 날' 기념식으로 거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순국일인 14일을 `이준 평화의 날'로 지정하기 위해 헤이그시와 교섭하고 있다고 이 원장은 전했다.
기념식후 이준열사기념관을 확대,개편한 재개관 행사를 비롯해 이준열사 묘적지와 만국평화회의 장소 방문 등의 행사가 이어진다.
앞서 7월13일 헤이그 시내 호텔에서 열리는 학술행사는 헤이그밀사 사건을 만국평화회의와 연계하여 사건을 총체적으로 재정리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며, 이홍구 전 총리와 반 아흐트 전 네덜란드 총리가 기조 강연을 할 예정이다.
특별문화행사로는 7월5일부터 15일까지 헤이그 시청에서 현대 미술 작품전, 한국관광사진전, 이준열사 전시, 한국 식품문화 전시, 한국전 참전 전시 등 다채로운 한국전시회가 열린다.
또 네덜란드 출신으로 조선시대 제주도에 표류한 하멜과 박연의 고향에서도 전시회가 열리며 특히 월드컵 4강신화를 이끈 히딩크의 고향에선 `리멤버 2002 코리아' 행사가 개최돼 주목을 끌 전망이다.
이와함께 이준열사 일행의 헤이그 도착장면을 재현하기 위한 거리문화 축제가 순국일인 14일 오전 헤이그 열차역에서 이준기념관까지 700m 구간에서 펼쳐지며, 이날 오후엔 평화의 비둘기 날리기, 연 날리기 행사가 이어진다.
네덜란드 헤이그 인접 레이트셴담에 세워지는 이준열사 기념교회 봉헌식 역시 14일 열리며, 한국 국립합창단의 헤이그 공연(6월27일 예정)도 마련된다.
(브뤼셀=연합뉴스) sang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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