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최고 쿼터백 매닝, MVP 영광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천재 쿼터백 페이튼 매닝(31)을 앞세운 인디애나폴리스 콜츠가 36년 만에 슈퍼볼 정상을 탈환했다.
아메리칸콘퍼런스(AFC) 우승팀인 인디애나폴리스는 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돌핀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결정전인 제41회 슈퍼볼에서 내셔널콘퍼런스(NFC) 1위팀 시카고 베어스를 29-17로 누르고 지난 1971년에 이어 팀 통산 두 번째 정상에 올랐다.
사상 첫 흑인 감독끼리 슈퍼볼 맞대결에서 승리한 토니 던지(54) 감독은 우승컵인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에 키스한 첫 흑인 감독이라는 영광도 함께 안았다.
2003년과 2004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2차례 수상하며 현역 최고 쿼터백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유독 큰 경기 징크스를 떨치지 못했던 매닝은 이날 MVP를 수상해 1998년 프로 데뷔 후 선수 인생 최고의 날을 만끽했다.
그는 이날 38개의 패스 중 25개를 성공하고 247야드 패싱을 기록하며 상대 쿼터백 렉스 그로스먼(165야드 패싱)과 맞대결에서 완승했다. 경험 부족이 최대 약점으로 지적됐던 그로스먼은 펌블과 패스실책을 2차례씩 기록하며 땅을 쳤다.
슈퍼볼 사상 처음으로 장대비가 퍼붓고 땅이 질퍽이는 최악의 조건에서 벌어진 이날 경기에서 '날카로운 창'을 앞세운 콜츠는 '막강 방패'를 자부했던 시카고의 수비진을 유린하며 여유 있게 승리했다.
콜츠는 러싱(191야드-111야드), 패싱(239야드-165야드) 등에서 모두 베어스를 압도하며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갔다. 도미니크 로즈(113야드)와 조세프 아다이(77야드)는 패싱 190야드를 합작하며 승리에 앞장섰다.
공과 그라운드가 모두 미끄러운 상황에서 펌블과 턴오버가 속출했지만 그 때마다 승리의 여신은 콜츠편으로 기울었다.
기선을 올린 쪽은 시카고였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콜츠의 킥 오프된 공을 받은 신예 데빈 헤스터가 상대 수비진을 야생마처럼 헤집고 92야드를 가로질러 첫 터치다운을 성공시켰다. 헤스터는 역대 슈퍼볼 사상 킥 오프된 공을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한 첫 선수로 기록됐다.
1쿼터 시작 후 8분12초께 매닝의 53야드 패스를 받은 레지 웨인이 터치 다운을 기록, 인디애나폴리스는 6-7로 따라붙었으나 2분 뒤 무신 무하매드에게 터치 다운을 빼앗겨 1쿼터를 6-14로 뒤진 채 마감했다.
그러나 2쿼터 시작부터 파상공세를 퍼부은 인디애나폴리스는 5분이 채 안돼 애덤 비나테리의 29야드 필드골로 9-14로 추격했고 종료 6분15초를 남기고 로즈의 터치다운으로 16-14 역전에 성공했다.
콜츠는 3쿼터 들어서도 이렇다할 돌파구를 찾지 못한 시카고 공격진을 압박했고 거듭된 전진 공격으로 얻은 찬스에서 비나테리가 2차례 필드골을 보태 22-14까지 달아났다.
이어 4쿼터 종료 3분16초를 앞두고 케빈 헤이든이 상대 패스를 가로챈 뒤 56야드를 단독 질주, 결정적인 터치 다운을 성공시켜 29-17로 점수를 벌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베어스는 추격의 실마리가 필요했던 4쿼터에서 두 번이나 뼈아픈 인터셉트를 당하며 자멸, 1985년 이후 두 번째 챔피언 탈환 꿈을 다음으로 미뤘다.
cany9900@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