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돌아오는 아시안게임이라서 출전하고 싶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몸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디스크 초기 판정을 받고 치료에 몰두하고 있는 김연아(17.군포 수리고)가 2007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개막을 2주 정도 앞두고 자신의 몸 상태와 참가 가능성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김연아는 16일 태릉실내빙상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하루 5시간 정도 재활과 물리치료를 한 뒤 태릉으로 이동해 1시간 정도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며 "아주 심했을 때보다 통증이 줄었지만 아직 프로그램을 소화하기에 힘들다"고 밝혔다.
김연아는 "연습 초반에는 통증이 없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아파오기 시작한다"며 "허리를 많이 굽히는 레이백 스핀 동작에선 통증을 많이 느낀다. 전체적으로 연습이 매끄럽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이어 "점프는 1~2개 정도 뛰고 있는 데 오히려 프로그램에 포함된 안무동작(춤 동작)에서 통증을 많이 느껴 매일 상황에 따라 훈련량을 조절하고 있다"며 "심할 때 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아직 깨끗하게 낫지 않은 상태라서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겨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아시안게임 출전 가능성에 대해 김연아는 "대회를 치르기에는 연습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대회를 치르고 나서 부상이 재발할 수 있다. 완치됐다는 확신이 없다면 출전이 쉽지 않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그는 이어 "아프기 전에는 아시안게임이 4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대회라서 꼭 나가고 싶은 생각이었다"라며 "하지만 지금 부상이 자칫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내다볼 때 몸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연아는 특히 "팬들이 많이 성원해 줬는 데 부상으로 상황이 좋지 않아 아쉽다"며 "아시안게임에 나서지 못하더라도 오는 3월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완치해서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를 치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48)씨는 "매일 병원 측과 몸 상태를 점검하면서 연습량을 상의하고 있다. 통증이 전반적으로 줄기는 했지만 무리한 연습은 피하는 게 낫다는 게 병원 측 의견"이라며 "평소 훈련량의 20% 정도에 머물고 있어 아시안게임 출전 가능 여부를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 씨는 "현재로선 훈련량이 부족하다. 휴일에 쉬고 나서 통증이 줄었지만 더 두고 봐야한다"며 "사실상은 아시안게임 출전은 어렵지 않나 생각된다. 이번 주말에는 참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이치상 행정부회장은 "기본적으로 김연아가 아시안게임에 출전해주는 게 희망사항"이라며 "하지만 몸 상태가 나아지지 않는다면 불참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체육회와 출전선수 교체 문제에 대해 계속 협의하고 있다. 엔트리 교체는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와 협의하면 변경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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