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에서 초복(7월15일)부터 말복(8월14일)사이 우승 상금 2억원이 걸린 이벤트 게임 '서머리그'(가칭)가 시행됨에 따라 어떤 팀이 초대 챔피언에 등극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 기간 벌어지는 총 88경기는 전체 게임일정(504경기)의 17%에 해당한다. 4-6월에 비해 전체 일정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낮지만 서머리그가 열리는 시기가 전반기와 후반기가 교차하는 시점인데다 순위싸움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는 때라는 점에서 각 팀에 충분한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규 시즌 운영에 있어 무더위는 상하위팀에 모두 최대 변수로 여겨진다.
4-6월 충분한 승수를 쌓아둔 상위팀은 무더위를 틈 타 투지를 잃은 하위팀을 유린하며 순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었다. 전반기에 부진했던 팀도 체력이 고갈된 상위팀을 끌어내릴 수 있는 뒤집기 찬스로 무더위를 이용했다.
'서머리그'의 도입으로 각 구단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1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각 구단의 스프링캠프에서 여느 때보다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0년 이후 성적을 살펴 보면 7-8월에 가장 강한 팀은 삼성라이온즈와 현대 유니콘스였다. 한 여름 상승세를 발판 삼아 삼성이 2002년과 2005-2006년, 현대도 2000년, 2003-2004년 등 3번이나 정규 시즌에 직행한 뒤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는 점에서 서머리그 성적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한국에서 가장 덥다는 대구를 홈으로 이용 중인 삼성은 7-8월에 5할 이상의 승률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경쟁팀과 승차를 벌렸다.
삼성은 2000년 26승14패를 시작으로 21승12패(2001년)-19승13패(2002년)-21승18패(2003년)-25승14패(2004년)-22승13패(2005년)-22승16패(2006년) 등으로 폭염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스프링캠프에서 체력 훈련을 중시하는 선동열 감독이 수석코치로 부임한 2004년 이후 일본인 트레이닝 코치의 지도로 삼성 선수단의 체력은 1년 내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현대도 가장 더운 시기에 2000년 31승10패를 필두로 18승17패(2001년)-21승13패(2002년)-30승15패(2003년)-23승15패(2004년)-15승23패(2005년)-23승15패(2006년) 한 차례만 5할 승률 밑으로 떨어졌을 뿐 대부분 압도적인 승률을 자랑하며 강팀으로 자리 잡았다.
나머지 6팀은 5할 승률 언저리에서 머무르거나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시즌을 일찍 접은 경우가 많았다.
올해 프로야구는 스트라이크존 변화, 마운드 높이 조정 등 전체 판도에 영향을 끼칠 만한 여러 변수가 많다 또 올해가 역사상 가장 무더운 여름이 될 것이라는 기상 전문가의 예측도 곁들여져 서머리그는 첫 해부터 상당한 흥미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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