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노조도 민주노총을 탈퇴하기로 했다. 지난 5월에는 대림산업 건설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했다. 그에 앞서 현대중공업노조, GS칼텍스노조 등이 민주노총을 탈퇴했었다. 이들의 탈퇴가 어떤 이유에서 비롯됐든 민주노총으로서는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민주노총으로서는 그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대책을 강구하는 일을 미룰 수 없게 됐다.
코오롱노조가 민주노총 탈퇴안을 담은 규약변경 안건에 대해 조합원들을 상대로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에 참여한 790명중 95.4%인 754명이 찬성했다. 강성노
조 중의 하나였던 코오롱노조로서는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 노조의 관계자는 "
노조원들의 여론이 민주노총의 요구와 달라 이런 결과가 나온 것같다"며 사측과 상
생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노총을 탈퇴한 노조들의 변도 이와
유사하다. `강경.정치투쟁으로 일자리만 없어질 뿐이다` `노조원들로서는 실익을 추
구해야 할 때다` 등이 민주노총 탈퇴를 원했던 이들 노조 구성원들의 판단이었던 것
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민주노총측의 반응은 여전히 다르게 나온다. 우문숙 민주노총 대변인은
"코오롱 노조원들이 자발적으로 민주노총을 탈퇴하기로 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
사측이 노조 와해공작을 벌인 끝에 코오롱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한 것같다"고 말
했다. 민주노총 지도부가 정말 그렇게 판단하고 있는지, 아니면 단순한 대외용 발언
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사태에 대한 근본 인식이 일선 노조들과는 분명한 차이
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비친다. 그래서 앞에 얘기한대로 민주노총 지도부에게 원인
을 철저히 분석해보고 대책을 마련하도록 권고하는 것이다.
원인 분석에 앞서 민주노총은 우선 한국의 노사관계, 전반적인 경제상황, 노사
관계가 경제에 미치고 있는 영향 등을 냉철하게 읽어보기 바란다. 그리고 나서 겸허
한 자세로 민주노총의 현위치를 돌아보기를 권한다. 그 작업만 제대로 전제된다면,
우리가 보기에 원인 분석은 하나 마나 한 일이다. 실업자가 넘쳐나고 경제가 활력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의 강경투쟁이 힘을 받을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이
제부터라도 민주노총이 체질 개선을 이뤄 한국노총과 함께 노동운동을 합리적으로
이끌어주기를 기대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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