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1일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이강국(李康國.61세.사시8회) 전 대법관을 지명했다고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이 발표했다.
윤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헌재 재판관 및 소장 후보자로 이 전 대법관을 내정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내주초 이강국 헌재소장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명자가 국회 인준을 받으면 전효숙(全孝淑) 전 헌재 재판관의 헌재소장 지명을 둘러싼 법적 논란 및 정쟁으로 인해 지난 9월14일 윤영철(尹永哲) 헌재소장 퇴임 후 계속돼온 헌재 공백상황이 종료된다.
윤 대변인은 이 전 대법관에 대해 "판사로 재직하는 동안 원칙에 충실한 깔끔한 재판진행과 깊이 있는 판결로 정평이 났고, 사법행정 및 법원 조직관리에 정통하고 헌법관련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분"이라며 "헌법의 보편적 가치와 새로운 가치들을 조화롭게 수용해 헌법을 잘 수호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북 임실 출신인 이 전 대법관은 전주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대전지방법원장, 법원행정처장 등 법원의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2000년부터 올해 7월까지 대법관을 지낸 뒤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8월 헌재소장 인선 때 전효숙 재판관과 막판까지 경합했던 이 전 대법관은 독일 괴팅겐대서 헌법학을 전공한 헌법전문가로 1988년 헌재 출범 때 헌법재판소법 제정에 관여했고, 법조계 전반에 걸쳐 신망이 두터운 점이 높이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호남 출신을 배려해야 한다는 여권내 분위기도 인선 과정에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여야는 21일 노무현 대통령이 이강국 전 대법관을 새 헌법재판소 소장 후보자로 지명한데 대해 대체로 무난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업무능력- 정치적 중립 의지 등 청문회서 철저 검증
여야는 다만 이 후보자의 업무능력과 도덕성, 정치적 중립의지 등에 대해서는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철저히 따질 것을 다짐했다.
열린우리당 우상호(禹相虎)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후보자는 전문성과 경륜
을 겸비한 인사로, 적임자로 평가한다"면서 "특히 헌법 분야의 식견이 매우 뛰어난
분으로 알려져 있고 법조계 내에서도 신망이 두터운 분으로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노웅래(盧雄來) 공보부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자는 원만하면서도 소신있
는 판결을 해 온 법조인으로 법원행정처장을 거치는 등 사법행정에도 밝은 분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인사를 무난한 인사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나경원(羅卿瑗)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전효숙 사태'를 겪으면서 헌재
의 위상이 많이 실추돼 새 헌재 소장의 역할과 책임이 어느 때보다 막중한 시점"이
라면서 "이 후보자가 실추된 헌재의 위상을 되살리고 흔들리는 헌정 질서를 바로 잡
을 수 있는 인물인지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주호영(朱豪英) 공보부대표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대통령이 진작에 이
런 분을 헌재 소장으로 내정했더라면 그간의 소모적 논쟁은 없었을 텐데 하는 아쉬
움이 있다"면서 "무난한 인사로 보며, 이 후보자가 헌재를 잘 이끌어 갈 걸로 보지
만 도덕성 문제 등은 다시 한번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상열(李相烈)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이 후보자가 헌재 본래의 기능
과 역할을 다하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청문회를 통해 정밀 검증하겠다"며 "특
히 전효숙(全孝淑) 전 헌재 소장 후보자의 절차적 하자를 지적했던 민주당으로서는
이번 청문회에 남다른 각오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정호진(丁皓眞)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헌재의 개혁 및 발전과제
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이 후보자가 과연 변화된 사회적 다양성에 맞춰 헌재의 개
혁을 이끌 적임자인지를 꼼꼼히 검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 심인성 김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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