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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금융당국이 시중은행들의 돈줄을 조이기 위해 전방위 압박에 들어갔다.

과잉상태인 시중의 유동성을 줄이고 은행들의 대출 여력을 축소해 자금이 부동산 쪽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 총액한도대출 1조6천억원 축소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1일 내년 1.4분기 중 중소기업 지원용으로 시중은행에 공급하는 총액한도대출 규모를 현재 9조6천억원에서 1조6천억원 줄이기로 결정했다.

총액한도대출은 한은이 유망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위해 시중은행의 대출이자보다 훨씬 낮은 금리(연 2.75%)로 제공하는 자금이다.

은행들은 이번 결정에 따라 내년 1월까지 1조6천억원을 한은에 반납해야 한다.

한은은 "총액한도대출 축소가 최근 시중유동성 상황과는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중소기업 대출 축소를 통해 과잉 유동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올들어 11월까지 중소기업대출 증가액 규모는 42조6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웃돌았으며 가계대출 증가폭 36조원을 앞섰다.

한은 이주열 정책기획국장은 "지난 10월 일부 대기업 수혜 자금을 제외하는 등 총액한도대출 제도를 개편한 데 따른 후속 조치"라면서도 "시중의 유동성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 지준율 인상.대손충당금 적립률 상향 = 앞서 한은은 지난달 23일 16년만에 금융기관의 예지급준비율을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예금 등에 대해 현행 5.0%에서 7.0%로 인상했다. 지난 7일에는 외화예금 지급준비율을 현행 5.0%에서 7.0%로 인상했다.

은행들은 오는 23일부터 원화예금의 경우 4조8천억원 상당, 외화예금은 2억6천만달러 상당의 필요지급준비금 증가분을 적립해야 한다.

한은은 지준율 인상으로 상당기간에 걸쳐 100조원 가량의 통화 증가 억제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통화당국이 시중의 과잉유동성 흡수를 위해 콜금리 인상을 제외한 모든 수단을 사실상 총동원한 셈이다.

여기에 금융감독원도 칼을 빼들었다.

금감원은 이달 31일부터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최저 적립률을 상향 조정키로 했다. 가계 대출의 최저 적립률은 정상 여신의 경우 0.75%에서 1.0%로, 요주의 여신은 8.0%에서 10.0%로 높아진다.

기업 대출의 경우 정상 여신은 0.5%에서 0.7%로, 요주의 여신은 2.0%에서 7.0%로 상향 조정된다.

은행들이 이에 따라 올해 결산부터 추가 적립해야 하는 대손충당금은 가계 대출 8천억원, 기업 대출 1조1천억원, 신용카드 여신 6천억원 등 총 2조5천억원으로 추정된다.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액만큼 은행들의 순이익이 감소하기 때문에 내년에 배당 가능한 금액은 물론 주택담보대출과 기업 대출 등 대출 여력도 줄어들게 된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은행권이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할 때 대출자의 채무 상환 능력 심사를 강화하도록 해 앞으로 빚이 많거나 소득이 적은 사람은 담보(집)만 갖고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것이 어려워지게 됐다.

◇ 효과 발휘..CD 금리 급등.대출증가세 주춤 = 이 같은 정책당국의 시중유동성 단속 의지에 따라 시장에서는 당장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은행들이 지준 인상을 앞두고 자금 마련을 위해 대규모 양도성예금증서(CD)발행에 나서면서 20일 CD금리는 0.05% 포인트 상승해 연 4.79%를 기록, 2003년 3월의 4.8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 시중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도 주춤해지고 있다.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이달 14일 현재 143조6천808억원으로 집계돼 지난달보다 증가 속도가 크게 둔화됐다.

시중은행들은 최근 유동성 과잉 현상에 따른 문제점을 공감하고 정부정책에 보조를 맞추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사실상 대출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며 불만의 소리도 들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주요 수익원이 주택담보대출과 중소기업대출, 외화대출인데 이들 부문 모두 영업을 자제하라는 것은 결국 은행영업을 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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